관악을 선거판 가열, 오신환·정태호 주춤… 정동영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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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기존 여야 정치권을 '더러워진 삼겹살 불판'에 비유하며 갈아버려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17일자 〈조선일보〉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 뿐만 아니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연루돼 있다고 보도한 직후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관악구 신림사거리에서 보궐선거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정동영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여당도 야당도 못 믿겠다' '국민이 심판하자'는 피켓을 들고 기존 여야 정치권을 정조준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회의 김세균 대표는 "야당이 야당다운 역할을 한다면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도 갖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다운 야당을 건설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민모임과 함께 썩어빠진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자"고 외쳤다.

  • 이어 등단한 국민모임 양기환 사무총장은 정동영 후보를 향한 새정치연합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반격을 가했다.

    양기환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이 정동영 후보를 향해 철새라고 하는데, 국민이 그렇게 말한다면 동의하겠지만, 새정치연합이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주에서 몇 선이고 할 수 있었던 정동영 후보는 당에서 동작에 나가라 해서 나갔고, 강남에 나가라 해서 나갔을 뿐"이라고 감쌌다.

    이어 "정동영 후보가 출마해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는다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새정치연합, 이 야당을 가지고는 2017년 박근혜정권을 심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국민들은 이완구 총리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아예 합당해서 당당히 함께 여당이 됨을 밝히는 것이 어떠냐"고 일격을 날렸다.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왼쪽)과 전병헌 최고위원은 17일 관악을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를 향해 야권 분열 세력이라며 맹공을 가하는 등 경계심을 드러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왼쪽)과 전병헌 최고위원은 17일 관악을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를 향해 야권 분열 세력이라며 맹공을 가하는 등 경계심을 드러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청중들의 연호를 받으며 마이크를 건네받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는 "다들 삼겹살을 잘 드시니 묻겠다"며 "불판이 더러워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갈아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자, 정동영 후보는 이를 받아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다들 공감할 것"이라며 "더러워진 삼겹살 불판은 갈아버려야 한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정동영 후보는 연말정산 환급금 사태와 담뱃값 인상 등이 모두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 점을 거론하며 "정동영을 찍는 것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표를 찍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세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는 없다"며 "관악주민들은 누구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 진정한 야당을 찍는 것인지 알 것이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같은 날 관악을에서 '맞불' 출정식을 연 새정치연합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를 향해 맹공을 가하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새정치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출정식 전에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곳 관악을에 야권 분열 후보가 출마하면서 새누리당이 웃고 있다"며 "명분 없는 출마와 분열이 2017년 정권교체의 길목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변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명분 없는 야당 분열 세력들이 매우 예민하고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새누리당과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선거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구태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로 관악을 보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의 지지율이 함께 내리막을 타고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오름세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판세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기존 여야 양당을 싸잡아 '더러워진 삼겹살 불판'에 비유하고, 새정치연합이 이에 발끈해 '야당 분열 세력'이라며 맹공을 가하는 난타전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