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지 기자의 여기는 문화 다방, 여문다]

산울림 소극장, 배우 손봉숙 '그녀의 클라이맥스는 지금'

"연극에도 홍보가 필요하다. 연극을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오현지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5.11.25 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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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현지 기자
  • hj7739oh@newdailybiz.co.kr
  • 안녕하세요 오현지입니다.

    "사소한 것을 메모를 하다보면 그것이 기사가 되기도하고 시(詩)가 되기도 합니다"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 것들과 쉽게 사랑에 빠집니다. 그 감정들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합니다. 그것이 시가 되기도 하고 기사가 되기도 합니다. 사랑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시와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hj7739oh@newdailybiz.co.kr
                

     

배우 손봉숙은 30여 년 동안 무대 위를 누빈 베테랑 배우다.

그녀는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를 시작으로 개성 있는 연기 생활을 해왔다.     

#. 남자도 연극이 하기 어려웠던 당시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반대가 많았어요. 특히 아버지가 군인 출신이시기도 했고, 비교적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고2때 우연히, 공연'한뫼의 승천'을 봤어요. 그때 객석에 앉아서 그 무대를 보고, 고3으로 올라가면서 '나도 연극을 해보고 싶다' 는 막연한 생각으로 연극을 시작했어요.  원서를 쓸 시기에 연기과를 가겠다고 우겨서 이렇게 30여년 동안 계속 연극을 했네요.

#. 연극영화과를 안 갔으면 어떤 과를 갔을 것 같나요?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외교관이 되려고 했어요. 그리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지만, 연출쪽이 더 하고 싶었는데,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 라는 작품의 여주인공을 맡게 됐어요.  그때 대사를 까먹지 않고 셰익스피어를 공연을 마쳤다는 것 때문에, 다른 연극에도 추천을 받게 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죠.

#.다양한 작품을 해오셨는데, 가장 욕심 나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욕심나는 작품이 없어요.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있기도하고, 저는 배역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한테 인연을 맺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욕심낸다고 하고 싶다고 한다는게 아니라, 저하고 인연이 있어야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나요?

작품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가 기억에 남습니다. 평강공주의 캐릭터는 '울보'지요. 극중 왕인 아버지가 '너 자꾸 울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울보였기 때문에 그 캐릭터의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요. 

또 그 작품을 하신 선배님께서 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발인하는 날 꽃을 한 송이씩 놓는데, 마치 연극속의  한 장면인지 현실인지 등 죽음에 대해서 생각했던 터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연극이 끝나면 항상 계시던 분이 있어요. 저는 그분의 주소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분인데, 아몬드를 한 줌 주시면서, '이거 드시면 힘이 납니다'라고 말하셨던 분이 기억이 남네요.


#. 영화, 드라마 섭외를 거절한 사연이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어요.  화장도 잘 하는 편이 아니었고요, 젊었을 때에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거절을 해왔습니다. 그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 했다면 더 많은 분들을 알게되었을텐데 그게 아쉽지요. 그리고 요즘은 연극에 배우가 출연한다고 하면 그 연극은 더 알려져서 관객들이 더 많이 오기때문에, 그때의 그 결정이 아쉽긴 합니다.  그 당시에는 연극을 하면 연극을, 영화를 하면 영화를 해야하는 시대기도 했습니다.

#.영화, 드라마가 부러운 점이 있나요?
우리는 NG가 없어요. 하지만 드라마는 NG를 모아서 종방영 때 보여주잖아요. 그게 가장 부러워요.

#. 연극을 보는 사람이 없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제작비에서 나가는 홍보비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이라고 생각해요.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라는 이유를 꼽고 싶습니다. 영화에 비해서 제작비가 덜 듭니다. 투자한만큼 광고를 많이 하지만, 연극은 투자를 많이 안 해서 광고가 많이 없죠. 홍보가 잘 안되는게 첫째 목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연극은 세계 어디나 가난합니다. 외국 페스티발에 가도 감독은  청바지에 캐쥬얼한 의상을 입습니다.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운 사람들이 이쪽에 더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연극은 관심있는 분들이 연극을 찾아서 보는 사정이라 영화와 많이 다르지요. 

#.연극이 더 사랑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에는 근사한 영화도 많고 드라마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장 예술인 연극이  훨씬 더 좋게 만들면 극장을  더 많이 찾게지요. 연그은 홍보도 그렇고 작품을 임하는 태도도 지금보다 더 노력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제자를 양성하고 계신가요?
10년전만 해도 저의 모든 재산을 다 털어서 연습실을 만들어서 마음이 맞는 동료나 후배들과 매일매일 트레이닝을 하면서 1-2년 넘게 작품을 만들어보는게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말렸어요. 많은 사람들이 말리다보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 

강의를 하는 게 저에게 맞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가르친다는것은 큰 내공을 가지고 있어야지 전달이 된다고 생각이 되기때문에 자신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고등학교에가서 제자들을 위해 워크샵도 열어서 보람있는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강의 보다는 액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배우와 함께 읽는 명작들을 읽는 활동도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방과후에 같이 모여 앉아서 여러가지를 이야기하고 시도를 하면 생각도 넓어지겠지요. 

저도 고2때 연극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교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연극'이라는 경험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과연 내가 연극이라는 길을 택해도 될까?' 진지한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연극 '챙'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챙'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포스터를 자세히 보니깐 '어느 심벌즈 연주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더군요. 연극 제목으로는 조금 특이했습니다.

이 연극은 극중 제 남편 함석진이 눈에 이상이 생기자,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에 모든것을 담기 위해서 경비행기를 타고 세상을 구경하던 중 행방불명 되고, 그의 아내인 제가 그를 기억하는 이야기입니다.

함석진은 아직 후임자를 정해놓지 않은 상황이고, 1년 되는 해에 함석진을 회상하는게 연극의 줄거리입니다.

#. 작년 공연과 달라진 게 있나요?

아주 조금 달라졌어요. 지휘자가 물어보면, 제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끌어나갔는데, 이번에는 모노드라마이기 때문에 전 보다는 압축시키고, 아내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대사가 조금씩 달라진거 말고는 없습니다.

#. 어떤 장면의 대사가 감명 깊으셨나요? 

'제가 이상한 꿈을 꿨어요. 그래서 함석진씨가 비행기를 타고 심벌즈를 치고, 비행기의 프로펠러 도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런 대사가 있다. 이런 느낌이 예지력이 발동이 되었는지. . .
마지막 사고 현장에 갔을 때 둘러보니깐, 그이는 없는데, 심벌즈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그런 환영을 보고, 돌아와서 아이들한테 너희 아빠는 있어도 없더라'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이 셋이었는데, '아빤 없지만, 있어요'. 라고 말하는게 마지막 대사입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언제나 내 마음속에 '아빠'가 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그 대사를 한게 너무 슬프기도 하고요.
 
#. 함석진의 악기는 클라이맥스에 울리는 '심벌즈'다. 선생님은 어떤 악기인것 같나요?

내가 좋아하는 악기는 색소폰입니다. 그런데, 오케스트라에서 악기를 한다면 마음이 편안하고 듣기도 좋은 바이올린을 켜고 싶습니다.

#. 연극에 등장하는 '심벌즈'의 상징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이강백 작가님께서는 짝이 되어서 '챙~' 하고 울리는 것에 의의를 두셨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화합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됩니다. 오케스트라는 구성 안에서 수십명이 합주가 있어야 되는 것처럼요.  조금 염려스러웠던 것은 모든게 짝이 있어서 소리도 나야되고 조화가 이뤄야 하는데, 저는 늘 혼자살고 있는데, 과연 여럿이서 소리를 내야 한다고 전달하는 작품을 잘 할 수 있을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 혼자하는 모노드라마. 부담되지 않으셨나요?
지난 공연 때 지휘자를 맡으셨던 한명구씨가 잘 해주셨기 때문에, 부담이 됐습니다. 저는 모노드라마를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배우가 무대에 섰을때, 말없이 서기만해도. 관객에게 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제 나이가 적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 해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혼자서 이것을 책임지고 끝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담됩니다. 그래도 혼자하는 연극을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오현지 기자
  • hj7739oh@newdailybiz.co.kr
  • 안녕하세요 오현지입니다.

    "사소한 것을 메모를 하다보면 그것이 기사가 되기도하고 시(詩)가 되기도 합니다"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 것들과 쉽게 사랑에 빠집니다. 그 감정들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합니다. 그것이 시가 되기도 하고 기사가 되기도 합니다. 사랑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시와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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