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연기파 배우 성병숙·서송희 모녀 출연 화제엄마&딸의 리얼한 생활기..11월 22일까지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서 공연


  • (서송희) 엄마가요. 연기를 하면서 엄청때려요. 발길질을 하고, 때리고 구박하고….

    (성병숙) "이건 다 연기다. 오해하지 마라?" 전, 그런 말도 안해요. 아주 뻔뻔하게 하는 거죠. 왜냐하면 그냥 장면이 그렇게 써 있거든요. 호호호.


    평소 상전으로 떠받드는 '따님'을, 연기를 빙자해 마음껏 구박할 수 있어서 "속이 다 후련하다"는 성병숙. 딸의 어깨를 '철썩'하고 때리는 그의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그런 엄마에게 "자신도 할 말은 다 하고야 마는 캐릭터"라 특별히 아쉬울 게 없다는 서송희.

    모녀지간의 '살벌한' 대화는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성병숙) 얘가 딸이기 때문에 그냥 맘대로 때려요. 하하. 엄마가 실제로 '우리 따님'을 그렇게 팰 수는 없죠. 그런데 연극에선 가능하니까 속이 다 시원해요. 호호.

    (서송희) 어휴! 지금도 이렇게 계속 구박을….


    말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딸의 모습과, 그런 딸에게 만큼은 '마음껏' 화풀이를 하는 엄마의 모습. 나이를 먹어가며 서로간 '절친'이 된다는, 모녀지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광경이다.

    평생 '어색한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와 아들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엄마와 딸이 티격태격, '밀땅'하는 모습이다.

    얼핏보면 '예의'와 '개념'을 상실한 듯 보이지만, 이보다 더 살갑고 정겨운 대화가 없다.

    큰 소리로 말다툼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깔깔거리며 박장대소를 하는 게 '신비로운' 모녀지간의 일상.

    성병숙은 "딸과 함께 한 무대에 서게 돼 이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다"며 "밥을 먹으며, 설거지를 하며,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대사를 주고 받는 요즘이 너무나 신나고 재미난다"고 밝혔다.

    정말 저희 모녀한테는 럭키한 상황이죠. 가족끼리 배우하는 경우는 많은데, 엄마와 딸이 적역을 맡아 한 무대에 서게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거든요. 그런 점에서 앙상블은 최고라고 할 수 있죠.


  • 얼마 전까지 '장그래 엄마'로 사랑을 받았던 성병숙은 자신의 뒤를 이어 연기자가 된 딸과 한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았다. 연출가 오승수의 제안을 받고 '내가 가장 예뻤을 때'라는 작품에 출연하게 된 성병숙은 "시나리오상 모녀지간의 이야기가 실제 자신들의 얘기와 흡사해 더욱 흥이 난다"고 밝혔다.

    연출가 오승수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연극이라 보시는 분들이 참 실감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연기를 하는 저희들은 그 느낌이 더 해요. 저와 딸의 상황과 성격들이 배역과 똑닮은 구석이 많거든요. 그래서 어떤 신에선 이게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릴 때도 있어요.


    실제로 성우 지망생이었던 배우 서송희는 이번 작품에서 한때 성우의 꿈을 꾸다 지금은 백수 신세가 된 희윤 역을 맡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잔소리를 퍼붓는 엄마와 티격태격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영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그녀.

    상황이 굉장히 저희 모녀랑 많이 닮았어요. 성격도 그렇고,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 우스갯소리로 다른 배우분들이 그래요. 마치 홈비디오를 옮겨놓은 것 같다고….


    서송희는 "캐릭터도 실감나지만 자신의 나이 때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며 "백수 딸이 시집도 안가고 있는 게 못마땅한 엄마가 구박 타박을 하는 장면은 다들 한 번 쯤은 겪어봤던 일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병숙은 "실제로 자신은 딸을 구박하거나 핀잔을 준 적이 없다"며 "딸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거의 간섭을 하지 않는 편"이라고 밝혔다.

    어휴, 따님을 어떻게 구박 합니까? 구박한다고 구박 당할 애도 아니고요. 휴…, 갑이에요, 갑. 오죽했으면 안하겠어요. 얘기해 봐야 안되니까 안한거지.


    듣보고니 뉘앙스가 이상하다. 말해봤자 씨알도 안먹히니, 잔소리 자체를 안하게 된다는 얘기?

    얘가 중학교 때인가, 공부를 하도 안해서 "내일 시험인데 공부 안하니?" 이렇게 물어봤더니, 자기는 책상에 앉아 있으면 이런 환청이 들린다고 하더군요. 그때 "왜 공부 따위를 하고 앉아있니?"라는 말이 들렸대나 뭐래나…. 그 소리를 듣고는 할 말을 잊었죠.


  • 졸지에 이상한(?) 사람이 돼 버린 서송희는 "사실 '방임주의'가 엄마의 '교육지론'"이라면서 "다른 엄마들은 질리도록 하는 잔소리를 여태껏 엄마는 자신에게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부해라. 시집가라. 방 좀 치워라. 엄마들이 하는 잔소리 있잖아요? 그런 걸 저는 들어본 적이 별로 없어요. 다른 엄마들은 "너 이거해야 돼, 안하면 안돼" 이런 울타리를 치는데. 저는 이런 울타리 자체가 없었어요. 엄마의 지론은 "네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거지" 그런 주의셨어요.


    자녀의 선택과 자율권을 존중하는 성병숙의 '교육 철학' 덕분에 서송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 심지어 성병숙은 다른 교과 시간에 그림을 그리다 선생님에게 적발된 딸에게, 되레 "그림을 시켜야겠다"며 기를 살려주는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좋게 해석하면 저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반경이 컸죠. 제가 개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터치를 안하셨어요.


    이같은 성병숙의 '지론'은 서송희가 미술 공부를 접고 연기를 하겠다고 나설 때에도 큰 힘을 발휘했다. 미국에 있는 미대 진학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국내로 유턴해 연기자가 되겠다는 딸에게 성병숙은 "한 번 해보라"며 천금같은 기회를 줬다.

    엄마하고 딜을 했어요. 이번만 내가 도전해보고 안되면 다시 돌아가겠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일단 해보라'고 허락해 주셨어요.

    머리털 나고 그렇게 공부를 해 본 적이 없어요. 70일간 정말 코피 터지게 공부를 했거든요. 사람이 하면 안되는 게 없나봐요. 대학에 붙었어요.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거죠.


    그토록 꿈꾸던 연기자가 됐지만, '다음 작품'까지 기나긴 인내를 해야하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 서송희는 잠시 다른 길을 걷기도 했다. 디자이너, 유치원 교사….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은 건,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날이 엄마 환갑 생일날이었어요.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순간, "어머니, 도미니카로 오셔야겠습니다. 서송희 양이 위독합니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전화가 걸려 온 거죠.

    진짜 웃긴 게 사람이 죽음의 경지에 다다르니까. '아, 이렇게 살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제서야 제가 해야할 일이 뭔지, 뼈 속 깊이 깨닫게 된 거예요.


    단기 선교를 갔다 '콜레라'에 걸려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위기를 겪은 서송희는 귀국 이후 '연기'라는 본연의 길로 돌아왔다.

    꾸준히 노력하고 꾸준히 변화하고 진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년과 올해 모습이 달라진 것처럼 내년에도 달라지겠죠. 그런 모습들을 제가 사랑하고 표현하는, 끊임없이 배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 서송희는 이번 연극을 기점으로 '진짜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다. 배우 성병숙과는 또 다른 색깔을 지닌, 끊임없이 발전하는 그런 배우.

    그런 딸의 모습을 지켜보며 성병숙은 "내일 일은 걱정하지 않는 배우가 되라"는 넉넉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고, 이 순간 열심히 하고 치열하게 자기 작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살아보니까 내일 일은 그렇게 걱정 안해도 되더라고요. 자꾸 미리 걱정하고 거기에 매이면 행복하지 않아요. 지금에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모녀 배우' 성병숙-서송희가 출연하는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11월 22일까지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다음은 성병숙-서송희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

    - 지금 제 앞에는 '미생'의 장그래 어머니께서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성병숙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얼마 전까지 '장그래 엄마'였는데요. 이번 연극에서는 희윤이의 엄마로 나옵니다. 실제로 제 딸이거든요. 둘이서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선 행복 여사입니다. 호호.

    - '엄마'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앞에 계신 성병숙씨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또 엄마 역을 맡으셨어요.

    ▲성병숙 = 음, 여태까지 재벌, 가난한 탈북자 등 별의별 엄마 역을 다 했었는데요. 이 작품에선 푼수 엄마로 나와요.

    - 푼수 엄마는 처음인가요?

    ▲성병숙 = 그냥 생활이죠. 호호. 아마 저희들의 실제 모습을 무대에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 이번 연극엔, 말씀하신 것처럼 따님과 함께 출연하시게 됐는데요. 지금 옆에 앉아 계신 분이 바로 배우 서송희씨죠?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서송희 = 안녕하세요.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막내딸 희윤 역을 맡은 배우 서송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모녀가 현역 배우로 활동 중인 것도 이색적인데, 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연기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참으로 드문 케이스 같습니다. 두 분께서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경이 무척 궁금합니다.

    ▲성병숙 = 정말 저희 모녀한테는 럭키한 상황이죠. 가족끼리 배우하는 경우는 많은데, 엄마와 딸이 적역을 맡아 한 무대에 서게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너무 좋고 재미있어요. '백수 딸'과 '푼수 맘' 역할이에요.

    - 그게 실제 모습이다?

    ▲성병숙 = 거의….



  • - 거의 90% 이상이라는 말씀이죠? 그러면 연출가께서 애초부터 두 분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신 건 아니었을까요?

    ▲성병숙 = (웃음) 자기집 얘기래요.

    - 아, 연출가분 집의 얘기였군요. 그런데 그 얘기가 성병숙씨 모녀와 흡사하다는 거군요.

    ▲성병숙 = 똑같죠. 극중 제 딸이 맡은 배역이 성우 지망생이거든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서송희 = 사실 저도 연기 지망생이거든요. 연기자라는 게 연기를 하고 있어야 연기자인거지,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지망생이나 마찬가지 잖아요?

    그리고 또 백수인 것도 비슷하고….

    상황이 굉장히 저희 모녀랑 많이 닮았어요. 성격도 그렇고,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

    우스갯소리로 다른 배우분들이 그래요. 마치 홈비디오를 옮겨놓은 것 같다고…. (웃음)



  • ▲성병숙 = 앙상블은 최고예요. 여기 남자 배우도 제 아들같고, 여기는 제 친딸이고…. 재미있는 것은 남자 배우가 송희의 실제 대학 선배예요.

    ▲서송희 = 제 학교 선배예요. 실제로 우리집에 놀러와서 된장찌개도 같이 해 먹고, 아주 친하게 지내던 사이에요. 운이 좋아서 이렇게 같은 연극에 출연하게 됐어요.

    - 정말 리얼리티의 극을 달리는 군요. 진짜 실제 상황이네요. 연기가 연기가 아니겠어요? 대사를 하실 때.

    ▲서송희 = 거의 뭐. 하하. 분장실에서도 똑같아요.

    - 그러면 극중에서 감정이 실린 분노를 폭발한다든가, 짜증을 내는 신을 연기할 때 실제 감정이 묻어나지는 않나요? 아니면 '연기'를 빌어서 엄마에게 화를 냈던 적은 없었나요?

    ▲성병숙 = 아, 정말 리얼하죠. 얘가 딸이기 때문에 그냥 맘대로 때려요. 하하.

    - 구타를 하신다고요?

    ▲성병숙 = 야! 이렇게 (철썩) 하하하. 평소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엄마가 실제로 '우리 따님'을 그렇게 팰 수는 없죠. 그런데 연극에선 가능하니까 속이 다 시원해요. 호호.

    ▲서송희 = 엄청때려요. 발길질을 하고, 때리고 구박하고….



  • - 혹시 실컷 팬 다음에, "딸아, 이건 다 연기다. 오해하지 마라?"

    ▲성병숙 = 그런 말도 안해요. 아주 뻔뻔하게 하는 거죠. (웃음) 그냥 장면이 그렇게 써 있거든요.

    - 맞습니다. 배우님은 그저 연기에 충실했을 뿐이죠. 그러면 따님은 어떻게 받아치십니까?

    ▲서송희 = 저도 극중에서 그렇게 엄마에게 순종하는 역할이 아니어서 할 말은 다해요. 물론 백수여서 꼬리를 내려야 될 때는 내리지만…. 실제와 똑같아요. 저도 백수생활도 했었고, 그때와 똑같은 거 같아요. (극중에서)때리면 맞고…. 화가 나도 딸이 엄마를 이길 순 없잖아요?

    ▲성병숙 = 웬일이야?

    ▲서송희 = 이길 수가 없지. 용돈 주잖아?

    ▲성병숙 =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절대 못 이겨요.

    ▲서송희 = 제가 못 이겨요. 하하하.

    ▲성병숙 = (잠시 딸을 바라보다) 헐, 할 말이 없네. 엄마를 못 이긴다고? (웃음) 

    ▲서송희 = 밥을 안주고…. 그런 걸 엄마가 다 쥐고 있잖아요. 절대 이길 수가 없죠.

    - 생사 여탈권을 엄마가 쥐고 있다는?

    ▲성병숙 = 이게 말을 다 들어보서야 돼요. 밥을 차려놨는데도 안 먹고 가는 게 우리 따님이세요.

    - 자, 연극이 바로 이런 내용인가요?

    ▲성병숙 = 거의…. (웃음)



  • ▲서송희 = 제 나이에 굉장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인 것 같아요. 요즘은 늦게들 결혼하잖아요. 어머니 세대들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계속 결혼을 하라는 압박이 들어오잖아요? 그런 얘기에요. 백수 딸이 시집도 안가고 있고. 그러니까 엄마가 막 조바심을 내서….

    ▲성병숙 = 돈도 못 벌고….

    ▲서송희 = 돈도 못 벌고, 그러니까….

    ▲성병숙 = 지 앞가림은 해야지.

    ▲서송희 = 지 앞가림…, 어휴! 이렇게 계속 구박을…. (웃음)

    ▲성병숙 = 캥거루니까.

    - 그러면 실제로도 따님에게 구박을 좀 하십니까?

    ▲성병숙 = 어휴, 따님을 어떻게 구박 합니까? 구박한다고 구박 당할 애도 아니고요. 휴…, 갑이에요, 갑.

    ▲서송희 = 실제로는 엄마한데 그런 구박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자랄 때에도 엄마가 저한테 공부하라는 구박을 한 적이 없어요. 단 한번도.

    ▲성병숙 = 오죽했으면 안하겠어요. 얘기해 봐야 안되니까 안한거지.

    - 씨알도 안먹히니?

    ▲서송희 = 공부해라. 시집가라. 엄마들이 하는 잔소리 있잖아요? 그런 걸 저는 들어본 적이 별로 없어요.

    ▲성병숙 = 방 치워라. 일찍 들어와라…. 이런 잔소리를, 저는 못 해봤어요.

    - 아, 못해봤다는 얘기죠? 말을 잘 들어봐야겠네요. 못 해봤답니다. 자, 원래는 할 얘기들이 많았는데, 연기를 통해서 이제서야 토해내시는 것 같군요.

    ▲서송희 = 속시원하시겠어요.

    - 삽십여년 만에….

    ▲성병숙 = 속이 다 시원해요. 소리 지르고 패고. 음….



  • - 제가 보기엔 연기를 하시면서 뭔가 가슴 속 응어리가 탁 풀리셨을 것 같은데요. 일종이 카타르시스처럼…. 이같은 연기를 통해서 모녀가 더 친해지고 살가워지는 계기가 됐을 것 같습니다.

    ▲성병숙 = 그럼요, 집에서 연습하면서.

    ▲서송희 = 따로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저도 '갈매기'라는 다른 연극을 하나 더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엄마같은 경우엔 영화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적고, 같이 연습실에서 만나기도 힘들었죠. 자연히 집에서 연습을 했어요.

    연습 시간을 따로 내는 게 아니라, 엄마가 머리를 감고 있으면 저는 변기에 앉아서 엄마한테 대사를 치는 거예요. (웃음) 제가 분장을 하고 있으면 엄마가 머리를 말아주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이 시작되는 거죠.

    옆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같이 대사를 주고 받고 하니, 안 친해질래야 안 친해질 수가 없는 거죠. 원래도 친했지만, 이제는 눈빛만 봐도 "어, 그거?" 이렇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성병숙 = 그리고 둘이 똑같이 얘기하거나 행동하는 게 너무 많아졌어요.

    - 딸은 엄마를 닮아간다는 말처럼요?

    ▲서송희 = 극중 희윤이가 엄마가 흥얼거리는 노래를 자기도 흥얼거리면서 "어? 나 엄마 닮아가나보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저도 그렇거든요. 눈이 안 닮아서 외모는 별로 안비슷한데 나도 모르게 엄마의 행동들을 할 때가 많이 있어요.

    ▲성병숙 = 저 아는 사람들이 연극을 보고서 "하는 짓이 똑같구먼" 이렇게 말을 하곤 해요. 저희가 일부러 그렇게 하자고 정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심지어 청소하는 장면에서도 제 친구들은 저하고 송희가 똑같다고 웃어요.



  • - 지금까지는 장점들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프로의 세계에선 동료 배우로서 뭔가 선을 지킬 것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고,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냉정해져야 할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딸이니까 엄마니까 서로 아쉬운 점에 대한 말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성병숙 = 연극은 다른 장르하곤 많이 달라요. 연습 기간이 길잖아요. 그래서 "이 부분에선 이렇게 해라", "너는 왜 이렇게 못하니?" 같은 얘기들을 할 필요가 없어요. 급하면 이런 얘기들을 하겠지만 연극은 40일 이상 연습을 하거든요. 그동안에 웬만하면 자기가 다 알아서 찾아가요. 한번만 툭 건드려주면 스스로 찾아가게끔 만들어 주는 게 선배가 할 일이라고 봐요.

    저는 성격도 그렇고, 작업을 그렇게 해요. "너, 여기에선 이렇게 받어"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아요. 연기에는 정답이 없다고 봐요. 큰 틀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가장 자기 다운 것을 표현하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꼭 슬픈 대목에서 울어야 한다는 법도 없구요. 웃긴다고 계속 웃어야 하는 것도 아니죠. 웃으면서 울수도 있잖아요?

    저는 가장 얘다운 것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게 선배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거의 방목했어요.

    - 문득 드는 의문은 남녀 커플이 운전 연습을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도 있고, 딸에게 운전 연수를 시켜주다 사이가 틀어진 아버지의 모습도 본 적이 있는데요. 프로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딸의 연기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이걸 어떻게 표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성병숙 = 제가 보기보다 많이 영리해요. 전 절대로 '지적질' 안해요. 운전 연습할 때 서로 싸우는 건, 지적을 하고 야단을 치고 면박을 주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전 안해요. 하고 싶은 말이여기까지 차올라와도 꾹 참아요. 그리고 얘가 물어보면 그제서야 대답을 해줘요.

    - 절실할 때 조금씩 팁을 주시는 군요 .

    ▲성병숙 = 그렇죠.



  • - 따님의 연기력을 평가하긴 힘들겠지만, 100점 만점에 몇점을 줄 수 있을까요?

    ▲성병숙 = 점수를 매길 순 없다고 봐요. 저는 점수는 안 매겨요. 어떤 작품을 끝낸 뒤 누군가 곧바로 다른 작품에 캐스팅을 한다면 연기를 잘 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내내 놀고 할 일이 없다면 연기를 못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연기자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게 아니라, 칼날을 쥐고 있는 거 잖아요? 그래서 누군가가 나를 쓴다는 건, 그만큼 내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했다는 방증일 수 있죠. 드라마 '미생'을 할 때에도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셨는데요. 이런 반응을 보면 '내가 못한 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우리 딸이 이번 작품을 통해서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고, 뻗어나갈 수 있다면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채점은 그렇게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두 분을 잘 아시는 한 지인으로부터 살짝 얘기를 들었는데요. 서송희씨께서 어린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적이 있으시다던데요?   

    ▲서송희 = 죄인이죠. (웃음) 사춘기를 좀 심하게 앓았던 것 같아요. 아주 얘민하고 감성적이고…. 그런 점에서 전 좀 독특했던 것 같아요. 표현하는 것도 남들이랑 같은 방법으로 표현한 적이 없거든요. 아마도 엄마가 '쟤는 도대체 왜 저러지?' 하고 느끼셨을 때가 많았을 거예요.

    저는 다 과정이라고 봐요. 그런 과정들이 없었으면 전 참 힘들었을 거예요. 호기심이 워낙 많아서…. 뜨거운 줄 모르고 일단 잡고나서 '앗 뜨거!' 하는 사람이 바로 저 거든요. 많이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성병숙 = 한 가지 얘기를 해드리자면 송희랑 저는 정말 달라요. 보는 것도 해석하는 것도 전혀 다르고, 거기에 대응하는 자세도 다 달라요. 

    얘가 중학교 때인가, 공부를 하도 안해서 "내일 시험인데 공부 안하니?" 이렇게 물어봤더니, 자기는 책상에 앉아 있으면 이런 환청이 들린데요.

    - 오?

    ▲성병숙 = "왜 공부 따위를 하고 앉아있니?"

    ▲서송희 = 미치겠다. (웃음)

    ▲성병숙 = 그 소리를 듣고는 할 말을 잊었죠.



  • ▲서송희 = 저희 엄마는 보통 엄마들이 하는 말들을 안했어요. 나름 변론을 하자면, 다른 엄마들은 "너 이거해야 돼, 안하면 안돼" 이런 울타리를 치는데. 저는 이런 울타리 자체가 없었어요. 엄마의 지론은 "네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거지" 그런 주의셨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걸 열심히 했어요. 영어라든지, 미술이나 체육도 아주 열심히 했었죠. 언젠가는 그림 그리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공부 시간에도 그림을 그렸어요. 그랬더니 학교 선생님에서 엄마를 모시고 오라고 하셨어요.

    엄마가 정말 대단하신 게, 선생님께서 제가 그린 그림을 보여드리자, "이거 누가 그렸어요? 정말 잘 그렸네요?"라고 대답을 하신 거죠.

    '따님이 현재 이러한 상황에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도 저희 엄마는 "아, 그림을 시켜야겠네, 얘가 그림을 잘 그리네" 이런 식이었어요.

    좋게 해석하면 저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반경이 컸죠. 제가 개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터치를 안하셨어요.   

    -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서송희 = 제가 갑자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한 케이스이거든요. 고등학교 유학을 마칠 때쯤이었어요. 당시 캐나다에서 미국에 있는 미대를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연기가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가족과 상의도 하지 않고 한국으로 들어와 버렸어요.

    제가 중학교 때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하나 봤는데, 그때부터 마음에 뭔가 불이 붙었다고 해야 하나, 흥분이 좀처럼 가시질 않는 거예요. 처음엔 그게 뭔지 잘 몰랐는데,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이걸 내가 하면 되지' 라고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연기가 하고 싶다고 말한 뒤 곧장 들어왔죠. 집에선 난리가 났어요. 그때가 수능이 70일 정도 남은 때였거든요.

    엄마하고 딜을 했어요. 이번만 내가 도전해보고 안되면 다시 돌아가겠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일단 해보라'고 허락해 주셨어요.

    머리털 나고 그렇게 공부를 해 본 적이 없어요. 70일간 정말 코피 터지게 공부를 했거든요. 사람이 하면 안되는 게 없나봐요. 대학에 붙었어요.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거죠.

    ▲성병숙 = 대학에 붙을 줄은 몰랐고, 그렇게 공부할 줄도 몰랐어요. (웃음)



  • - 역시 엄마를 닮긴 닮았네요. 그런 근성과 열정을 보니…. 우여곡절 끝에 연기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고, 얼마간 연기 활동을 하셨죠. 그런데 갑자기 활동을 접고 상당기간 휴지 기간을 가지셨죠? 쉬는 동안엔 어떻게 지내셨나요?

    ▲서송희 = 많은 일들을 했어요.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 일을 하다가, 운이 좋아서 일반 회사에 취직을 했어요. 배우라는 게 쉬는 기간이 길어질 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렇게 쉬는 것을 참지 못하겠더라고요. 친구들이랑 자꾸 비교하게 되고, 제 친구들은 뭔가 직함을 달고 계속 성장을 하잖아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계속 놀게 되니까, 견디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뭐라도 해보자 하고 이력서를 냈는데 덜커덕 붙은 거죠.

    - 아까 배우라는 건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 직업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이렇게 휴지기를 갖게 된 게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고, 타의에 의해서, 불러 주는 데가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쉬게 된 것이군요.

    ▲서송희 = 아주 길어졌죠. 또 이런 점도 있었어요. 제가 막 연기를 시작할 때 요정(?) 같이 생기신 분들이 많이 데뷔를 했거든요. 그런 분들이 연예기획사에 많이 들어갔고, 스카웃도 잘 됐어요. 저 같은 경우는, 뭐랄까 눈이 크고 바비 인형같이 생기진 않았잖아요? 오히려 예쁜게 아니라 독특하게 생겼죠. 그런 부분에서 내가 연기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막상 연기를 관두고 다른 회사에 취직이 되자 즐겁지 않은 거예요. 좀처럼 '내 일'이라는 생각이 안들고, 이걸 평생 하고 싶지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엔 직종을 바꿔 영어 유치원에 취직을 했어요. 다행히 아이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평생하고 싶다는 마음까지는 들지 않았죠.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연기쪽으로 돌아오게 된 거예요.

    한 가지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어요. 쉬는 동안 단기 선교를 다녀왔는데 현지에서 콜레라에 걸린 거예요. 수액만 잘 맞으면 된다고 했지만 당시 저는 고열이 무척 심해 저의 죽을지경까지 이르게 됐어요. 그때가 올 해 초였어요.

    ▲성병숙 = 올 해 1월 20일이었어요.

    ▲서송희 = 네, 맞아요. 그 날이 엄마 환갑 생일날이었어요.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순간, "어머니, 도미니카로 오셔야겠습니다. 서송희 양이 위독합니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전화가 걸려 온 거예요.

    진짜 웃긴 게 사람이 죽음의 경지에 다다르니까. '아, 이렇게 살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제서야 제가 해야할 일이 뭔지, 뼈 속 깊이 깨닫게 된 거죠.



  • - 이 작품이 모녀들에게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요. 관객 중에 실제로 모녀분들이 많이들 오시던가요?

    ▲서송희 = 딸들이 혼자 보러왔다가 다음엔 엄마를 모시고 재관람 하는 케이스죠. 제 친구들은 그랬어요. 친구들끼리 왔다가 '어? 이건 엄마랑 같이 봐야겠는데' 하고 다음엔 엄마 손을 붙잡고 오는 거죠. 반대로 엄마들도 각자 오셨다가 나중엔 딸을 데리고 함께 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성병숙 = 이 연극은 모녀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관람 후엔 '역시 우리 엄마가 좋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유쾌하게 나들이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둘이 하게 된 거죠. 저도 이 작품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가, '같이 하면 엄마랑 딸이 화기애애해지겠다' 이런 점 때문에 선택을 하게 됐어요.

    - 사실 궁금하긴 했어요. 연극 무대라는 곳이 TV라든가 영화에 비해선 좀 대우가 박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면에서 제반 여건이 좋지많은 않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유명 스타께서 연극 무대로 소리소문 없이 돌아왔다는 자체가 색달라 보였습니다. 연기에 대한 갈망이 크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과연 이 배우가 다음엔 어떤 작품과 배역으로, 어떤 변신을 할까?' 이런 기대감을 갖도록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성병숙 = 저는 작품을 보면 따뜻하고, 보고 나면 힘이 되고, 또 그렇게 문화 생활을 하면서 내 생활과 연결이 되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요. 마침 그런 작품들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번에도 '황금연못'이라는 연극을 했었는데, 그 작품도 가족의 중요성과,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따뜻하게 다룬 작품이에요.

    요새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영화 '사도'를 많이들 보러 가시잖아요? 그런데요. 이번 작품은 문제가 있는 모녀가 보면, 바로 해답이 나오는 그런 연극이에요.

    - 부자는 '사도'를 보러가고, 모녀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보러와라?

    ▲성병숙 = 그렇죠.

    - 따님 계획도 좀 듣고 싶으데요. 다시 연기자로 컴백하셨으니까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으신지, 또 올 한 해 마무리를 어떻게 하실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서송희 = 일단 지금 작품을 열심히 하고, 12월말까지 '갈매기'라는 연극에 출연하는 게 올 한 해 계획이에요. 내년에는 작품이 연결되는대로 계속 연기를 할 생각이에요. 꾸준히 노력하고 꾸준히 변화하고 진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년과 올해 모습이 달라진 것처럼 내년에도 달라지겠죠. 그런 모습들을 제가 사랑하고 표현하는, 끊임없이 배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끝으로 각자 한 말씀씩 부탁드릴게요. 이렇게 하죠. 따님은 어머니이자 '대배우'인 성병숙씨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고, 어머니께선 따님이자 후배인 서송희씨에게 바라는 점들을 말씀 해주셨으면 합니다.

    ▲성병숙 = 내일 일은 걱정하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순간 행복하고, 이 순간 열심히 하고 치열하게 자기 작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살아보니까 내일 일은 그렇게 걱정 안해도 되더라고요. 자꾸 미리 걱정하고 거기에 매이면 행복하지 않아요. 지금에 만족하고 감사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서송희 = 엄마에게 하는 얘기일 수도 있고, 팬으로서 하는 얘기일 수도 있어요. 저는 평생 엄마 팬이었는데요. 지금까지 엄마 공연과 작품은 거의 다 봤거든요. 무엇보다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가끔 '엄마가 죽으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들기도 해요. 나이가 계속 들어갈수록 건강도 체력도 악화될 것이고…, 그래도 건강 만큼은 자기 스스로 지킬 수 있다고 봐요.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체력을 지킬 수 있을 만큼 지혜롭게 해 나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병숙 = 내가 있을 때 잘할게.

    - 지금까지 성병숙·서송희 모녀 연기자와 대화 나눠 봤습니다. 오늘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성병숙·서송희 = 고맙습니다.


    인터뷰이 = 성병숙·서송희
    인터뷰어 = 조광형 기자
    사진 = 정재훈 기자
    촬영·편집 = 이기륭/김보라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