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6,500여 명, 프랑스 전역 300개 시설 분산 수용…일부 난민, 英밀입국 시도하다 저지
  • ▲ 프랑스 정부가 서북부 지역 칼레에 있는 난민촌 철거를 시작했다.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 프랑스 정부가 서북부 지역 칼레에 있는 난민촌 철거를 시작했다.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EU를 괴롭혀 온 난민 문제에 프랑스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서북부 지역 ‘칼레’에 있는 난민촌 철거를 시작한 것이다.

    프랑스 AFP 통신, 英 로이터, 카타르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칼레’에 있는 난민촌, 일명 ‘정글’의 철거 작업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날 오전 난민 6,500여 명이 거주 중인 ‘정글’의 철거 작업을 시작했으며, 이들을 프랑스 전역에 있는 300개 난민 시설로 이주시키기 위해 60대의 버스를 동원했다고 한다. 이날 이주한 난민 수는 약 1,600여 명.

    프랑스 정부는 “난민들이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칼레 난민촌을 철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곳에 머물던 난민들은 주로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로, 이들이 머물던 난민촌은 상하수도와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치안 문제도 계속 발생해 ‘정글’이라는 별칭을 얻었다고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들을 재심사·분류해 분산 수용할 방침이며, 시리아, 수단,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들 가운데 일부는 다른 나라로 이송될 것이라고 한다.

    난민 가운데 2,000여 명은 영어를 할 수 있고, 취업이 비교적 쉬운 영국으로 이송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도버 해협의 英-佛 터널 주변에 4m 높이의 장벽을 쌓고 난민들의 불법 이주를 막고 있다. 영국 정부는 칼레 난민촌의 난민 가운데 분쟁 국가에서 온 어린이 300여 명만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벨기에 또한 국경 지대에 경찰을 증강배치하고, 일부 지역에는 철조망과 장벽을 쌓아 난민들의 불법 이주를 막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실제 영국 정부가 우려하는 대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칼레 난민촌 철거 작업이 시작된 날 밤, 일부 난민들이 영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고속도로로 진입했고, 프랑스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면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난민들은 도버 해협을 오가는 카페리에 올라타거나 英-佛 해저터널을 오가는 고속철도에 몰라 올라타 영국으로 밀입국한다고. 이를 위해 칼레에서 고속도로를 향한 것이었다고 한다.

    한편 프랑스와 다른 EU 국가들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칼레 난민촌 철거과정에서의 충돌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지난 3월에도 ‘정글’을 철거하려 했을 때 일부 난민과 소위 ‘인권단체’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며 경찰을 공격했던 사례를 떠올리며, 경찰 병력 1,200여 명을 배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칼레 난민촌을 일주일 이내에 완전히 철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로써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의 ‘실패한 난민 정책의 상징’으로 불리던 칼레 난민촌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