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英대사, 기자회견 갖고 “아시아 지역 군사협력 확대 위한 노력” 설명
  •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美공군의 F-22와 F-15E가 함께 편대비행을 하는 모습. 한반도 상공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게 될 날이 있을 듯하다. ⓒ英공군 홈페이지 캡쳐
    ▲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美공군의 F-22와 F-15E가 함께 편대비행을 하는 모습. 한반도 상공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게 될 날이 있을 듯하다. ⓒ英공군 홈페이지 캡쳐


    北인민군 공군과 中인민해방군에게는 ‘장수말벌’이나 다름없는, 英공군 전폭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사흘 뒤면 한국 하늘에서 볼 수 있게 된다.

    英공군은 4일부터 10일까지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서 한·미·영 연합 훈련 ‘무적의 방패’를 실시한다. 여기에 英공군은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4대와 함께 ‘보이저’ 공중급유기, C-17 글로브 마스터 수송기 각각 1대, 병력 180여 명을 보낼 예정이다.

    英공군은 日항공자위대와의 연합 훈련을 마친 뒤 한국으로 온다. 1950년 12월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뒤 66년 만에 한국으로 오는 것이다. 한·미·영 공군의 연합 훈련으로는 최초다.

    한·미·영 공군은 ‘무적의 방패’ 훈련을 통해 “가상의 적 지휘부와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하고, 대규모 적기를 요격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英정부는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한국으로 와 한·미 공군과 연합 훈련을 실시하는데 대해 러시아, 북한,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을 의식한 듯 지난 10월 31일 주한 英대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찰스 헤이 주한 英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영 공군이 진행하는 연합훈련을 통해 양국의 군사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 “이번 연합훈련의 목적은 한국, 영국, 미국의 공군 합동작전능력을 향상시키고, 군사안보 분야에서 한국과 영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헤이 주한 英대사는 주변국의 반응을 의식한 듯 “북한의 위협이 연합훈련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협력관계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찰스 헤이 주한 英대사는 또한 “영국은 6.25전쟁 당시 3년 동안 연 인원 8만 1,0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한 참전국으로 한국과는 이미 군사적 협력 관계가 깊다”면서 “이번 훈련으로 한영 관계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찰스 헤이 주한 英대사의 기자회견 내용은 지난 10월 14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10월 6일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논평에 대한 답변처럼 보였다.

    당시 北외무성 대변인은 “英공군의 전투기 파견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패당의 전쟁도발 책동에 노골적으로 가담하는 적대 행위”라고 비난하며 “훈련 계획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英공군이 동북아시아까지 와서 뭘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英공군 조종사들에게 한반도 전장(戰場)의 특성을 알아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비판했다.

  • 활주로에서 출동 대기 중인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월페이퍼폴더 닷컴 화면캡쳐
    ▲ 활주로에서 출동 대기 중인 英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월페이퍼폴더 닷컴 화면캡쳐


    지금까지 英정부의 태도를 보면, 주변국을 매우 의식하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자국 내에서 대북제재를 하는 모습은 매우 신속하고 과감하다.

    특히 태영호 前공사의 한국 귀순에는 MI6까지 가세해 韓·美정보기관과 함께 비밀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태영호 前공사가 귀순 후 심문 과정에서 “김정은의 지시로 英국방부 핵 관련 기밀 담당자를 포섭하려 했다”고 실토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英정부가 왜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는지도 이해가 됐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만약 미국의 주도로 ‘김정은 참수작전’이 시행된다면, 한미 연합군 또는 미군 단독이 아니라, 1991년 걸프전쟁 때처럼 ‘다국적군’의 형태로 작전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영국 또한 ‘일정 부분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포함돼 있다.

    다음은 지난 10월 17일 게재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한국 파견 관련 기사의 재록(再錄)이다.

  • 영국 공군(RAF)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편대. 조만간 한국 수도권 하늘에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유로파이터 홈페이지 캡쳐
    ▲ 영국 공군(RAF)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편대. 조만간 한국 수도권 하늘에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유로파이터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