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공무원 노조 합류...뜬금없는 “양심수 석방” 외쳐
  • ▲ 민노총이 30일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수도권 대회를 강행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노총이 30일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수도권 대회를 강행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이 서울광장에서 진행한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 민주노총 총파업 수도권 대회'에서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은 불과 3일 전, 5차 범국민행동에 참가한 민중연합당 시위대의 주장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당시 민중연합당은 대법원으로부터 내란선동 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석기 전 의원과, 지난해 11월14일 도심 폭력시위를 주도한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 등을 양심수라고 주장했다.

    범국민행동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5차 촛불집회 당시 비록 적은 수지만 도심 행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민중연합당이, 약속이나 한 듯 ‘양심수 석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親北-좌편향을 공통분모로 하는 급진 좌파 진영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으로 초래된 사회적 혼란을 기회로 삼아, 이석기·한상균과 같은 헌정 파괴범을 양심수로 포장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해산된 노동자와 농민의 정당을 복권시키고 내란음모와 폭력집회의 죄를 쓰고 갇힌 모든 양심수를 석방해야 한다"고 고 주장해, 석방을 요구하는 당사자가 이석기 전 의원이란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그는 "박근혜에게 핍박을 받고 있는 한상균 위원장도 민중의 품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의장의 발언에 민노총 조합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사회를 맡은 이상진 민노총 부위원장은 "얼마 전 2심 결심에서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에게 8년을 구형했다. 여전히 정치검찰들은 노동자들을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총은 선언문을 통해서도 "민노총은 한상균 위원장의 구속 수감에서 수 많은 피눈물을 흘렸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정부는) 한상균을 즉시 석방하라"고 강조했다. 민노총은 개사한 노래를 통해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 ▲ 민노총의 총파업 대회에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 모형.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노총의 총파업 대회에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 모형.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판례 “근로조건 개선과 관계없는 정치 파업은 위법”

    민노총은 이날 민노총은 몸짓 문화선전대의 율동과 임을위한행진곡 합창, 박근혜 대통령 비판 및 총파업 영상 시청 등을 진행했다.

    "사과 따위 필요없다 즉각 퇴진하라" "박근혜는 범죄자다 당장 구속하라" "새누리도 공범이다 새누리당 해체하라" "재벌·총수 구속하고 전경련을 해체하라" "개헌 꼼수 어림없다 즉각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3차 담화문을 비판하면서 "정부의 모든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박근혜는 어제 담화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에는 답이 없고 국회에 책임을 넘겼다. 이제는 노동자의 힘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투쟁은 박근혜의 마지막 길을 닦는 투쟁이자 항쟁을 넘어 혁명으로 가는 길"이라며 "박근혜가 벌인 모든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덕휘 전국 노점상연합 의장도 "박근혜는 그 입을 닥치고 내려와야 한다. 박근혜가 이 나라를 망가뜨렸다. 이 정권을 끝내고 새로운 노동자와 민중의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김민선 서울대학교 사범대 학생회장은 "이렇게 살 수는 없어서 오늘 모였다. 국회의원들에게 맡기지 말고 우리 손으로 끌어내리자"고 외쳤다.

    민노총은 이 자리에서 선언문을 통해 ▲노동개악 폐지 ▲노동3권 보장 ▲한상균 석방 ▲재벌 특혜 및 구조조정 중단 ▲백남기 죽음과 세월호 진상 규명 ▲사드배치 철회 ▲일본군위안부 정책 폐기 ▲국정교과서 철회 ▲박 대통령 즉각퇴진과 정책 전면중단 등을 요구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이날 4시간 이상 파업을 강행했다. 민노총은 전국 16개 지역에서 진행된 총파업대회에 6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파업에 동참한 전체 노동자의 인원은 22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46개사, 6만8,350명의 근로자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한편 같은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700여 명도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고 국정교과서를 철회하라"고 집회를 열었다.

    '대통령 퇴진 및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민주노총이 벌이는 현재의 파업은, 근로조건의 개선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우리 판례는 “쟁의행위의 목적은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다.

    일부 친노조 성향의 변호사들은 노조가 ▲노동개악 폐지 ▲재벌 특혜 및 구조조정 중단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어 “근로조건의 개선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적법한 파업이란 논리를 펴고 있지만, 이날 집회 및 시위에서 알 수 있듯 파업 목적의 핵심이 ‘정권 퇴진’이란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일부 친노조 성향 변호사들의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 ▲ 민노총 총파업 대회에 합류한 전교조.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노총 총파업 대회에 합류한 전교조.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