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주, 칠레, 싱가포르 등 TPP 참여국들 혼란·충격…멕시코 충격, 캐나다 긴장
  •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美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첫 행정명령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폭스뉴스, CNN, 워싱턴포스트(WP), 더 힐 등 美주요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한국의 대통령령에 해당)에 서명을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美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했다”면서 “이 명령에 서명하는 것은 미국 근로자를 위한 위대한 일”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누구와도 무역을 할 것이지만, 누군가가 잘못된 행동(불공정 무역)을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30일 이내에 시정하라’고 편지를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 서명’을 한 TPP는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자유무역협정이다.

    버락 오바마 前대통령은 집권 내내 TPP를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美의회는 TPP가 미국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회원국들에게 일방적인 이익만 준다는 이유로 계속 비준을 거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특히 일본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前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전력을 다했던 협정이 사실상 해체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행정명령으로 ‘TPP 탈퇴’에 서명하자, 美현지 언론은 물론 세계 언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TFA)’의 존폐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NATFA의 불공정성에 대해 언급했고, 오는 1월 31일에는 멕시코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美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美백악관에서 열린 대통령 참모진 선서식에서 참석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기간 동안 계속 말했던 것처럼 NATFA와 함께 북미 지역의 불법 이민자 문제, 국경보호 등의 현안을 해당 국가들과 재협상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NATFA에 대해 “美제조업 분야에 악영향을 끼친 협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캐나다, 멕시코와의 협상을 통해 30년 가까이 계속돼 왔던 NAFTA의 조항들을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캐나다와 멕시코가 NAFTA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이 협정을 폐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美백악관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불공정 무역 사례를 찾아내고 시정조치를 하는데 모든 수단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릴 것”이라며 “상대 국가들이 美근로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하면 대통령은 NAFTA 폐기의사를 상대국가에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美백악관의 NAFTA 재협상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 협정이 미국을 세계 무역시장에 나오게 한 협정이라는 의미 때문이다. 현재 북미 지역은 1994년 체결된 NAFTA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서로 원자재, 물류유통, 판매 등에서 관세를 면제해줘 기업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을 노리고 멕시코에 많은 공장을 건설해 놓은 상태다.

    미국이 멕시코에 대해 ‘국경관세’ 등을, 캐나다에 물류유통 관련 세금을 부과할 경우 이들 두 나라와 함께 미국 시장을 노렸던 해외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美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NAFTA 재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멕시코에 대한 국경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내 물가상승, 멕시코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도산 등 악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美언론들의 예상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일의 결과가 달랐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NAFTA 또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美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TPP 탈퇴 외에도 연방 공무원 고용동결, 낙태 관련 시민단체 지원금 제한을 담은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