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혹시 기각될까봐 걱정하는 사람들 이야기…선고일자 다가오니 타협하자면 누가 믿나"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23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퇴진론에 대해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23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퇴진론에 대해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최근 탄핵 전 대통령 자진사퇴를 거론하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해 비판했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만큼 이제는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진태 의원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젠 기차가 떠났다. 운명에 맡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탄핵 전 대통령 자진사퇴가 거론된다"면서 "이건 탄핵이 혹시 기각될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못 박았다.

    이어 "기각시 전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거나, 그동안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분들"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2일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각각 '탄핵안 결정 후폭풍이 걱정된다'면서 '질서 있는 퇴진론'을 다시 언급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탄핵은 최후의 사법 수단"이라며 "매주 시민들이 양쪽으로 광장에 나오는 상태라면 대통령이 돼도 국가를 안정시키는 대통령이 아니라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순실 사태를 사법적(탄핵)으로 해결하면 국론 분열이 심각할 테니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해결 방법이 있는지를 찾아보자는 이야기"라면서 "다만, 사임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전적으로 대통령이 선택할 문제"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은 '헌법적 절차'를 강조하면서 탄핵 소추안 통과에 나섰던 정치권의 기존 주장과 배치된다. 불과 석 달 전에 거국중립내각이나 질서 있는 퇴진론 대신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정치권이 이제 와 다시 질서 있는 퇴진론을 꺼내든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사진은 23일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내용 전문이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사진은 23일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내용 전문이다. ⓒ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실제로 김진태 의원은 당시 가장 먼저 "차라리 탄핵하라"고 외친 인물이다. 그는 '최순실 사태'로 인해 이정현 지도부 퇴진 요구가 빗발쳤던 지난 11월 4일, 의원총회에서 "식물정부를 하느니 차라리 대통령을 탄핵하라. 탄핵하지 못할 거라면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 13일 별도의 논평을 통해 "탄핵이 경우 헌법이 정하고 있는 유일한 절차기 때문"이라며 "작금의 혼돈보다는 나라를 위해서도 그게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들 배에서 뛰어내리는데 나 혼자 죽겠다"면서 "언젠가는 폭풍이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장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하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소신과 원칙이 있다면 결코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꼬집은 셈이다.

    그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어떤 당은 기각되면 다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둥, 그렇게 호기 있게 나가더니 선고일자가 다가오니 정치적으로 타협하자 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누가 믿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