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추산 500만… 끝없는 인파로 '가두 행진' 포기
  •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3.1절 98주년을 기념해 15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3.1절 98주년을 기념해 15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3.1절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태극기집회 물결이 서울 4대문 안을 뒤덮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를 기점으로 종로1~3가, 청계광장~을지로, 남대문일대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의 '3.1절 98주년 기념 15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로 가득찼다.

    탄기국 추산 500만명이라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이날 집회는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원천 무효' '대한민국 만세' 구호 등을 외치는 시민들로 북새통이었다. 


  • '15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숭례문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 '15차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숭례문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탄기국은 집회를 위해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동대문, 남쪽으로는 남대문까지 4.8km 구간에 초대형 스크린과 스피커를 약 100개 이상 설치하고, 유튜브 등을 통해 집회 실황을 생중계했다. 

    특히 탄기국 측은 본집회가 마무리 되는 오후 5시를 기점으로 5개 방면으로 행진을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태극기 시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행진 계획을 취소할 정도였다. 

    탄기국 측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도저히 행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전을 위해 일부 시민들만 행진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신 집회 측은 오후 4시께부터 일부 참석자들을 동원해 서울지방경찰청 앞 내자동 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앞 신고동 사거리까지 태극기 행진을 시작했다.

  •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외치는 '태극기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외치는 '태극기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행진대는 대형태극기를 앞세워, '탄핵 무효' '특검 구속' '국회 해산'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걸었다. 

    이처럼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고, 한쪽에서는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 즉각 탄핵을 주장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날 집회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외치는 '태극기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 탄핵 기각을 외치는 '태극기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집회 중반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궂은 날씨에도 연신 태극기를 흔들었다. 

    탄기국 측은 이날 태극기집회 대규모 참석 인원에 힘을 얻은 듯 "이제 태극기가 민심이다" "태극기 바람이 촛불을 껐다" "태극기가 이겼다"등의 과감한 구호를 외치며, '탄핵 원천 무효' 목소리를 높였다. 

    각계각층의 집회 연사들도 "태극기가 정의"라고 강조하며, 태극기 열기에 힘을 보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등 개신교계는 탄기국 집회에 앞서 '3.1만세운동 구국기도회'를 열고, 태극기집회에 힘을 실었다. 


    ▶법조계 "탄핵 원천 무효는 당연" 

    이날 태극기 시민들의 열성적인 환호를 받은 연사는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평우 변호사(前 대한변협 회장), 서석구 변호사를 포함한 법조계 인물들이었다. 

    특히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통령 탄핵이 원천 무효가 될수밖에 없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한 김평우 변호사가 시민들의 열띤 응원을 받았다.

  • 김평우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 김평우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김평우 변호사는 "(국회가) 대한민국 헌법에는 없는 연좌제를 적용했다"며 "조선시대 정적을 잡을때 쓰던 연좌제를 적용해 최순실 일당의 잘못을 박근혜 대통령 잘못으로 덮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을 당할 사람은 다름 아닌 국회의원들"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8인 체제로 운영 중인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헌법이 정한 재판관 9명 숫자도 채우지 않았고, 법률이 정한 180일이라는 심리기간의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만료일인) 3월13일까지 무조건 심판을 끝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촛불 국회, 촛불 언론, 촛불 검찰, 촛불 법관의 지배를 받는 국민이 아니"라면서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존중하는 대한민국 국민임을 선언한다"고 말해 태극기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대통령 변호인단 중 한명인 조원룡 변호사도 '8인 재판관 구성의 위헌성'을 역설하며, 헌법재판소의 최종 변론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 조원룡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 조원룡 변호사. ⓒ뉴데일리 정상윤

    조원룡 변호사는 “국회와 행정부, 법원이 각각 3명씩 동수로 뽑아 헌법재판관의 정원을 9명으로 정한 건 우리 헌법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의 원칙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며, 만약 헌재가 8명 체제 아래서 무리하게 결정을 강행한다면, “이는 치유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이 잘못된 재판을 속행해서 역사의 죄를 지으면 안 된다. 법치주의 수호를 위해서라도 헌법재판소에 변론 재개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도태우 자유와통일을위한변호사연대 변호사는 급박하게 진행된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에 대해 반발해 "우리(태극기 시민)의 뜻을 국회에 반영하는 애국 정당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변호사는 "진정으로 당원들이 정당의 주인이 되는 수평적 정당이 구축돼야 하고 사심이 개입하지 못 하는 건전한 제도가 구비되어야 할 것"이라며 "애국 국민이 표출한 에너지가 조직적 형태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제3 제 4의 더 심각한 국가 위기 사태를 불러 올 것이다. 국가 개조의 기회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與,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 선언

    김진태, 유상현, 조원진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촛불집회에 참석해 국회의 대통령 탄핵은 졸속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무효가 돼야 한다고 선언했다.

  •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잘못된 탄핵이라는 불의에 맞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나왔다"며, 탄핵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 탄핵 찬성 세력을 향해 "돈 한푼 안받은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죄를 엮으려고 하면서 이석기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영수 특검팀을 향해 "현직 대통령의 피의자로 규정하는 무소불위 권력집단, 특검이야 말로 국민 위에 그리고 헌법 위에 있다"고 맹비난하며 박 대통령을 비호했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앞으로 같은 당 의원들을 상대로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는 데 동의한다는 서명을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통령님을 알고 지낸지 6~7년이 되는데, 그간 밥먹으라고 봉투한 번 받아본 적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청렴한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며, 박영수 특검이 박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하려고 한 것에 대해 분개했다. 

    그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이제 황교안 권한대행을 탄핵하겠다고 한다. 야당은 앞으로 걸핏하면 대통령도 탄핵하고 권한대행도 탄핵하고 누구든 탄핵하려고 할 것 같다. 이래서 대통령 탄핵이 꼭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같은 당의 조원진 의원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일국의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헌법재판소에 대해 공갈 협바개서야 되겠느냐"면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면 혁명을 일어날 것이라 했는데 헌법재판소에 대한 공갈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아닌 '고영태 일당의 음모'가 대통령 탄핵 정국의 원인이라고 밝히며 "검찰은 고영태극 구속해야 한다. 고영태와 음모한 정치인과 언론인이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외쳤다. 

    같은 당의 박대출 의원도 "만일 기각이나 각하가 되지 않는다면, 두달만에 졸속 선거를 치러야 한다.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 국가 원수이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데 날조와 졸속을 뽑게 된다. 졸속 연속의 막장 드라마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헌재의 기각 결단을 촉구했다.

    박대출 의원은 고영태씨가 측근들과 공모해 정부의 돈을 가로채려고 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과 JTBC의 태블릿 PC에 대한 '진상규명' 없이는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남녀노소 불문 '탄핵 기각' 촉구

  •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20~30대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20~30대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15차 태극기집회는 나이, 성별, 인종을 뛰어 넘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날 태극기집회는 전 연령층이 참석하며 '태극기 집회에는 고령층만 참석한다'는 편견을 깼다. 

    고사리 같은 손에 태극기 풍선을 잡은 어린아이들부터, 태극기 망토, 태극기 머리띠, 태극기 모자, 태극기 안경 등 다양한 태극기 물품을 착용하고 집회에 나온 젊은층들이 곳곳에 집회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태극기를 손에 쥔 외국인들도 보였다.

  • 태극기를 두르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 태극기를 두르고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 ⓒ뉴데일리 공준표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참석한 만큼 저마다 다른 '태극기 집회' 참석 배경도 눈길을 끌었다. 

    20대인 이군로 군은 '야권의 정권 찬탈 야욕 때문에 발생한 박 대통령 탄핵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군로 군은 "우리가 국민이고 대한민국 주인이다. 국민들의 대리인인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한다고해서 우리가 그것을 승복해야 합니까"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맡긴 대리인이 그렇게 결정했구나 해서 승복하는 게 주인의 자세가 아니다. 우리 모두 태극기로 하나가 되서 싸우자"고 말했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대 국국동지회 등 전국의 유명 대학들은 별도 그룹을 만들어 태극기 대열에 합류했다.

  • 3.1절 기념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대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정상윤
    ▲ 3.1절 기념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대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정상윤

    배영복 성균관대학교 구국동지회 회장은 "탄핵이라는 명분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살해하고 한 여성의 수치심까지 짓밟아 놓은 무리들을 규탄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배 회장은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북한과 손을 맞잡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을 추진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배 회장은 특히 촛불집회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야권이 탄핵 정국을 등에 업고 '사드배치 반대' '개성공단 재개' '국가보안법 폐지' '재벌 혁파' 등 정치 구호를 일삼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현 정국을 '국가 비상사태'로 인식해,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예비역 장교단도 상당수였다.

  • 1일 광화문에서 열린 '3.1절 태극기국민운동 및 구국기도회'에 참석한 육군3사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이종현
    ▲ 1일 광화문에서 열린 '3.1절 태극기국민운동 및 구국기도회'에 참석한 육군3사 구국동지회. ⓒ뉴데일리 이종현

    육군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갑종장교, ROTC, 해병대 등 예비역 장교들은 정복을 입고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집회에 참석한 전 군 예비역 장교들을 대표해 발언을 한 정성홍 육군사관학교 구국동지회 회장은 촛불집회를 향해 "전투는 시작됐다. 이미 저들은 북한이 희망이다. 이석기를 석방하고 소리쳐 그들 스스로 공산주의 신봉주의자라고 폭로했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밝혔다. 

    정성홍 회장은 "종북 좌파를 처단해야 한다. 헌정을 위배하고 있는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촛불과 맞붙은 태극기 집회 열기 '후끈' 

  • 같은 날 '3.1절 태극기 국민운동 준비위원회'는 서울 외교부 청사 앞 세종로 소공원에서 '3.1절 태극기국민운동 및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뉴데일리 이종현
    ▲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뉴데일리 이종현

    한국자유총연맹,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범 애국·보수 시민사회단체가 연합해 주최한 '세종로소공원 태극기집회'는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광화문 광장과 맞붙어서 진행돼, 집회 분위기가 더욱 고조돼 있었다. 연사자들의 발언도 촛불집회를 비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 

    김경재 자유총연맹 총재는 "현재 우리 내부 상황은 우려스럽다.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치적 갈등과 분열이 너무 많다"면서 "촛불, 태극기로 양분된 작금의 사회는 해방 직후 극심한 좌우대립의 혼란과 데자뷰 같다"고 우려했다. 

    김경재 총재는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촛불집회를 바라보며 "우리가 남북으로 나뉘어진 것도 참담하다. 우리는 통합과 단결을 이뤄내는 DNA가 없는 민족인가, 끝없는 자괴감을 주체할 수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촛불집회 측이 노란리본 태극기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태극기에 노란 리본을 새겨 넣겠다고 하면 그게 진짜 태극기가 맞겠느냐"면서 "우리 국기에다 이상한 문양을 그려넣고 다니면 반란세력으로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촛불집회 측을 향해 "우리가 내전을 시작한게 아니다. 촛불 시위를 주도하는 저 세력들이 거짓 선동을 하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아 반격을 시작한 것"이라고 외쳤다. 

    고등학생 이진영 군도 촛불집회를 향해 "촛불집회에서 제가 마주했던 것은 국가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들의 함성이었다. 그들은 집회의 주제만 계속 바꾸고 있고, 주제가 나오면 자기들 입맛대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탄핵 찬반 세력 '세 대결'로 살어름 판 된 광화문

  • 1일 광화문 광장에 대통령 즉각 탄핵을 외치는 촛불집회를 준비하는 시민들. ⓒ뉴데일리 정상윤
    ▲ 1일 광화문 광장에 대통령 즉각 탄핵을 외치는 촛불집회를 준비하는 시민들. ⓒ뉴데일리 정상윤


    이날 광화문에 '태극기'만 운집한 것은 아니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비상행동)은 이날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 즉각 탄핵을 촉구하는 18회 촛불집회를 열어, 태극기 집회와 세 대결을 벌였다. 

    비상행동은 오후 5시부터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이라는 제목의 본집회를 진행했다.

    비상행동 측은 촛불이 민심이라며,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동잔 퇴진을 요구했다. 황 대행이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했다는 것이 탄핵 이유였다. 

    촛불집회 측은 '태극기집회' 측에 대항해 '노란 리본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 촛불집회에서도 태극기 집회를 겨냥한 발언이 쏟아졌다. 

    태극기 집회 함성이 들리자 김상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숭고한 태극기를 부패한 정권을 위해 쓰는 것은 애국선열을 모독하는 일이다.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동포 여러분은 민족의 자주독립을 생각하면 당장 거두어 달라"고 했다.

  • 태극기 집회와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경찰 차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 태극기 집회와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경찰 차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촛불집회 참석자 일부는 태극기 집회를 견제하기 위해 경찰 차벽 근처에서 나팔을 불거나, "박근혜를 구속하라" 같은 구회를 외쳤다.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경찰 차벽 틈 사이 공간으로 촛불집회를 구경하자 '박근혜 구속' 플랜카드를 들이밀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본집회가 끝난 뛰 '박근혜를 구속하라' '헌재는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방면과 헌재 방면으로 나눠 행진했다. 

    행진 행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분장을 한 대역을 포승줄에 묶어서 잡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