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수출 금지된 통신장비 283번 수출…미국산 통신장비 구매한 뒤 北에 되팔아
  • 美상무부가 미국산 통신장비를 사들인 뒤 몰래 북한과 이란에 판 中통신장비회사 ZTE에 대해 약 1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사진은 ZTE 홍보부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상무부가 미국산 통신장비를 사들인 뒤 몰래 북한과 이란에 판 中통신장비회사 ZTE에 대해 약 1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사진은 ZTE 홍보부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정부가 中공산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통신회사에 대해 12억 달러(한화 약 1조 3,8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국제사회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이란에 각종 통신장비를 수출했기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윌버 로스 美상무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통신장비회사 ZTE, 중국명 ‘중싱통신사’가 북한-이란에 대한 제재법을 위반해 약 1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윌버 로스 美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中ZTE는 2010년 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국의 수출통제법 및 對북한·이란 제재법을 위반했으며,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4,000만 달러(한화 약 459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고 한다.

    윌버 로스 美상무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中ZTE는 북한에 수출이 금지된 통신장비를 283번이나 수출했다고 한다. 수출 건수가 283건으로, 실제 수출한 품목은 훨씬 많다는 뜻이었다.

    中ZTE는 또한 미국의 휴대전화 통신장비를 수입한 뒤 이란에 불법으로 수출했다고 한다. 수출 건수는 251건이나 됐다고. 

    윌버 로스 美상무장관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통신장비회사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통신회사인 ZTE는 미국의 대외제재 법률을 잘 이해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美재무부에서도 이날 성명을 내고 ZTE에 대한 벌금 부과 사실을 밝혔다”면서 “美재무부는 中ZTE가 제재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벌금액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中ZTE는 이번 일로 美상무부에 6억 6,100만 달러(한화 약 7,600억 원)의 벌금과 4억 3,000만 달러의 범칙금(한화 약 4,935억 원), 추가 벌금 3억 달러(한화 약 3,440억 원)를 내고, 美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에 1억 100만 달러(한화 약 1,160억 원)의 벌금을 내게 됐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中ZTE는 2016년에도 퀄컴,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 미국 기업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품을 대규모로 구입한 뒤 이를 북한, 이란에 수출해 美상무부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美상무부가 中ZTE에 대해 10억 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한 것을 놓고 일부 국내언론들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유관 3자 제재)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中통신회사들의 미국 대외제재 법률 위반은 지난 수 년 동안 계속돼 온 행태다.

    中ZTE뿐만 아니라 한국 3대 통신업체에 장비를 납품한 바 있는 中화웨이도 미국, 일본, 한국, EU 등에서 최신 통신장비를 사들인 뒤 이를 다시 국제사회가 제재 중인 국가에 판매한 사례가 있다.

    中ZTE는 2016년 3월에 이 문제로 美상무부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았고, 中화웨이는 같은 해 6월에 美상무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세계 통신업계와 정보기관들은 ZTE와 화웨이 등 중국 거대통신장비 업체가 中정보기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