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청산' 시도로 친박계와 각세운 印…당사 기자회견서 100여 일 간 소회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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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31일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인 비대위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비대위원장의 소임이 이제 끝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불과 3개월 전 만 하더라도 침몰 직전에 있었던 우리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대통령 후보까지 내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며 "이제 자유한국당은 선출되는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정권 재창출의 대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3일 정우택 원내대표로부터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당에 들어온 후 '인적 청산'을 주장하며 이정현 전 대표,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에 탈당계를 받았고,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에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밖에도 새누리당의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꾸는 등 당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인 비대위원장이 보수의 가치를 외면하면서 국회의원 직을 노린 행보를 하고 있다는 눈초리도 있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리는 한편, 대선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 때에는 태극기를 든 참석자들 일부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야유섞인 목소리를 보낸 바도 있다.

    인 위원장은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제 저는 국민 여러분께 처음 약속했던대로 다시 평범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돌이켜보면 100여 일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비난, 실망 속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것은 한 정파나 정당을 위한 일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저의 봉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고 버림받은 이 당이 저를 필요로 한다기에 저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이 당에 왔다"면서 "소금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필요한 것이면 어디든 쓰여야 하며, 흔적 없이 자기를 녹여 그 역을 해야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취재진에 "당을 추슬러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으면 당이 정상화됐으니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면서 "우리 당에 이제 친박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