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조윤선 구속 판단엔 환영 의사 밝혔던 민주당, 이번에는...
  •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추미애 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법원이 고심 끝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장을 기각했으나, 이를 지켜본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운운하며 격노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연루자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 11일부터 우 전 수석에 대한 심문과 검토를 진행했다. 이후 권 부장판사는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이 소식에 민주당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회의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부정했다. 그리고 우 전 수석 영장 기각에는 검찰의 부실한 수사가 한 몫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법원 결정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큰 벽을 느꼈을 것"이라며 "(또) 국민의 따가운 시선 앞에 검찰은 당당히 말할 수 있는가. 우병우에 대한 검찰쇄신은 민주당만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선대위원장도 "우병우 영장 기각되는 것을 보면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우병우 사단이 아직도 검찰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원 판단을 부정하는 민주당 주장에 정치권 일각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민주당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 구속을 결정했던 법원의 판단에는 존중을 밝혔기 때문이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월 28일 브리핑을 통해 "왕실장 김기춘, 대통령의 여자 조윤선이 구속됐다. 이들의 구속은 특검의 집념을 보여준 백미"라고 밝혔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수석 역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연루자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법원 판단에만 '환영의 뜻'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게 정치권 안팎의 전언이다.  

    한편 검찰은 법원의 우 전 수석 영장 기각 관련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우 전 수석 기각 사유를 검토하고 수사 상황을 다시 점검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