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 걸으며 일일이 사진 촬영… 연단에선 경남 발전 청사진 제시
  • 한 어린이가 22일 오전 경남 창원 소답시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경남 국민승리유세 장면을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에 조심스럽게 담고 있다. ⓒ창원(경남)=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한 어린이가 22일 오전 경남 창원 소답시장에서 열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경남 국민승리유세 장면을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에 조심스럽게 담고 있다. ⓒ창원(경남)=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순회유세 둘째날 창원에서 도민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거침없이 포효했다.

    전날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아 오랜만에 본가에 들러 노부모와 둘러앉아 과일을 깎아먹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 것이, 오랜 대선 캠페인과 강행군으로 지친 심신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안철수 후보는 22일 오전 경남 창원 소답시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 앞서 시장 어귀의 새마을금고 앞에서부터 유세가 열리는 의창동사무소 앞까지 약 300m를 걸어들어가며 시·도민들과 만났다.

    주말인데다 장날이 겹치면서 쏟아져나온 시·도민들은 안철수 후보의 방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양복에 어깨띠를 걸친 안철수 후보와 손을 맞잡으며 격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장에 나온 많은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와 함께 사진 찍기를 원하는 통에, 300m를 이동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와 사진을 함께 찍은 유권자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으며, 주변 사람들은 연신 "대박"이라며 부러워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온 국민의당 선거 로고송 '떴다 떴다 안철수' 그대로 안철수 후보가 뜨면서 주말 장날을 맞은 창원 소답시장이 확 뒤집힌 모습이었다.

    손학규 중앙당선거대책위원장, 이언주 의원 등과 함께 연단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경남 경제를 살리고, 경남을 잘살게 할 후보가 누구냐"고 포효했다.

    이날 경남 국민승리유세에서 안철수 후보는 경남 발전을 위한 청사진으로 △조선산업특구 신속 지정 △창원 기계산업클러스터 조성 △마산 로봇산업벨트 조성 △진주·사천 항공우주산업 육성 △산청·함안·거창 항노화산업벨트 조성의 5대 공약을 제시했다.

    △경남 조선산업특구 신속 지정과 관련해 안철수 후보는 "최대한 빨리 지정할 것"이라며 "경남도민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실업지원금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일 저녁 유세를 마친 뒤 부산 본가를 찾아 부친과 모친께 과일을 깎아드리고 있다 . ⓒ안철수캠프 제공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일 저녁 유세를 마친 뒤 부산 본가를 찾아 부친과 모친께 과일을 깎아드리고 있다 . ⓒ안철수캠프 제공

    안영모 

    △창원 기계산업클러스터·마산 로봇산업벨트 조성과 관련해서는 "경남의 우수한 제조업에 첨단산업이라는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진주와 사천은 항공산업·우주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며 "산청·함안·거창은 항노화산업벨트를 조성해 글로벌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미래산업·미래일자리를 경남에서 일으키겠다"며 "경남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라는 것을 다시 일깨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산·울산·경남 순회유세 2일차에 안철수 후보가 오히려 전날보다 더욱 생기 있게 시장을 돌고, 특유의 바뀐 '중저음'의 연설도 더욱 기운 찼던 것에는 본가 방문이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저녁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의 국민승리유세 이후 안철수 후보는 본가를 찾아 오랜만에 노부모와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 안영모(87)씨와 모친 박귀남(82)씨는 여전히 부산에 살고 있으며, 안철수 후보는 2남 1녀 중 장남이다. 안영모 씨는 아들인 안철수 후보처럼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55년부터 1962년까지 경남 밀양의 15육군병원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부산에서 범천의원을 개업했는데, 의사를 천직으로 여기고 70세가 넘은 나이까지 현업에서 일했으나 지난 2012년 안철수 후보가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면서 환자도 아닌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기 시작해 흰 가운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는 부친에 대해서는 "지금도 나 때문에 아버지가 의원 문을 닫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존경심을 표하며, 모친에 대해서는 "천사 같은 분"이라고 말한다. 심신이 고단한 대선 캠페인 중에 오랜만에 본가를 찾아 부모와 1박을 한 것은 그 어떤 백만 개의 자양강장제와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는 부모와 함께 있을 때는 뉴스를 보거나 정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부모를 먼저 위로해드리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도 과일을 손수 깎아 부모에게 드리는 등 일상적인 가족으로서 단란했던 자리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