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 8~900원하던 휘발유 1,130원으로 상승…관용차, 외교차량, 군용차 제외
  • 북한이 최근 민간인에 대한 휘발유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美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평양의 주유소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최근 민간인에 대한 휘발유 판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美AP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평양의 주유소 모습.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평양에서 지난 21일부터 휘발유 판매량을 제한하는 주유소가 점차 늘고 있으며, 문 닫는 것을 고려하는 주유소까지 나오고 있다고 美AP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美AP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주유소들에게 국제기구나 평양주재 외교관 차량을 제외한 민간 차량들의 휘발유 구매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휘발유를 여전히 판매하는 주유소에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美AP통신에 따르면, 북한 평양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1kg당 1.25달러(한화 약 1,130원)으로, 얼마 전까지 70~80센트(한화 790~900원)였던 것에 비해 크게 올랐다며, 지난 19일부터 휘발유 판매를 제한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美AP통신은 “북한에서 일반 소비자가 휘발유를 구매하려면 kg 단위로 표시된 쿠폰을 먼저 구매해야 하며, 이 쿠폰을 제시하면 적힌 만큼의 휘발유를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휘발유 구매 쿠폰은 15kg(19.65리터) 단위로 판매하며, 모든 휘발유 공급은 모두 국가에서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주유소마다 휘발유 가격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美AP통신은 “군대나 노동당 산하 정부부처, 우선순위 사업과 관련된 차량들은 이런 판매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면서 “고려 항공 등 일부 기업소에 의해 운영되는 주유소 또한 휘발유 공급이 원활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美AP통신은 “휘발유 판매를 제한하는 이유나 판매제한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소비하는 석유의 대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점 등으로 볼 때 中공산당 정부가 북한에게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하며 대북 석유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美AP통신은 中공산당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 타임스’를 인용, “대북 석유수출 제한은 中외교부 브리핑에서 21일 나온 이야기로, 북한 평양의 휘발유 가격 상승과 판매 제한이 이 때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美AP통신은 “루캉 中외교부 대변인에게 관련 질의를 했으나 그는 ‘중국 정부가 그런 정책을 시행한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며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면서 “中상무부는 관련 질의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美AP통신의 보도는 북한이 소비하는 석유의 70~9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들이 中공산당 지시에 따라 대북 석유공급을 대폭 제한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차량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관용차량과 북한군 차량 등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을 보면, 중국이 실제로 대북 석유공급을 제한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