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파병 임무 마치고 복귀 뒤 2013년 해체…트럼프 정부의 대북전략 반영한 듯
  • 美육군 제524정보대대의 해체 전 페이스북 대문 사진. 2012년 9월 18일에 올린 사진이다. ⓒ제524정보대대 페이스북 캡쳐.
    ▲ 美육군 제524정보대대의 해체 전 페이스북 대문 사진. 2012년 9월 18일에 올린 사진이다. ⓒ제524정보대대 페이스북 캡쳐.


    7일 오전, ‘연합뉴스’를 시작으로 국내 언론들은 “주한미군이 오는 10월 인간첩보(HUMINT) 수집 및 분석 임무를 전담하는 정보부대를 창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한미 군 관계자를 인용해 “美8군의 501정보여단 예하로 창설되는 부대 이름은 ‘524정보대대’로 명명됐다”면서 “현재 532정보대대가 휴민트 업무를 일부 맡고 있으나, 이는 첩보수집 보다는 이미 수집한 첩보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524정보대대는 사람이나 다른 정보기관 등을 통해 대북첩보를 직접 수집하고, 532정보대대에서 그동안 해왔던 인간첩보 분석 임무까지 넘겨받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주한미군은 임무 수행을 위한 첨단 장비를 곧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의 보도가 나온 뒤 ‘중앙일보’, ‘머니투데이’, ‘조선일보’ 등 국내 언론들도 거의 비슷한 보도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주한미군의 정보조직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들은 헷갈려 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한미군의 501정보여단 예하에 ‘524정보대대’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무 또한 한반도 내 방첩과 인간첩보 수집 및 분석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언론들이 또 잘못 알고 보도한 게 아니냐”는 비판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현재 501정보여단 예하에는 제3정보대대, 532정보대대, 719정보대대, 368정보대대만 있다.

  • 주한미군 제501정보여단 주요 지휘관과 주임원사 사진. ⓒ美육군 제501정보여단 홈페이지 캡쳐.
    ▲ 주한미군 제501정보여단 주요 지휘관과 주임원사 사진. ⓒ美육군 제501정보여단 홈페이지 캡쳐.


    지금까지 알려져 있기로는 501정보여단은 용산 기지에 본부중대와 524정보대대, 평택 캠프 험프리에 532정보대대와 527정보대대가 주둔하고 있고, 368정보대대는 美캘리포니아州의 캠프 팍스에 예비 병력으로 주둔 중인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501정보여단의 홈페이지와 성조지 등을 찾아본 결과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뒤 ‘시퀘스터(강제 재정 감축)’에 따라 병력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던 정보부대들을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719정보대대의 경우 2009년 10월 1일자로 기존의 527정보대대를 개편해 만든 대대라고 한다. 524정보대대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NATO와 한국군의 작전을 지원하다 2013년 본국으로 귀환,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501정보여단은 예하에 4개 대대밖에 없었다.

    이렇게 미군의 병력 재편에 따라 해체됐던 부대 다시 부활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최우선 위협으로 본 트럼프 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24정보대대의 부활과 함께 눈여겨 볼만한 소식은 지난 6일 ‘미국의 소리(VOA)’에서 보도한 바 있다.

  • 오바마 정부가 병력감축을 하기 전 주한미군의 전투지휘서열도표. 제501정보여단 예하에 3정보대대, 368정보대대(예비), 524정보대대, 532정보대대, 719통신정보대대가 보인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오바마 정부가 병력감축을 하기 전 주한미군의 전투지휘서열도표. 제501정보여단 예하에 3정보대대, 368정보대대(예비), 524정보대대, 532정보대대, 719통신정보대대가 보인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날 “스테파니 머피 등 美민주당 하원의원 10명이 ‘북한정보강화법(North Korea Intelligence Enhancement Act, H.R.2175)’을 공동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정보강화법’은 美국가정보장(DNI)의 관리 아래 주요 정보기관에서 북한과 관련된 첩보수집 및 분석을 맡는 요원들을 통합해 조직을 신설하고 대응하는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주한미군에 주둔 중인 501정보여단은 美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 소속으로, 美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국가정찰처(NRO) 등 주요 정보기관의 한반도 작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美하원에 발의된 ‘북한정보강화법’과 524정보대대의 부활이 무관하다고 취급하기는 어렵다.

    오바마 정권의 대북 전략 ‘전략적 인내’의 폐기를 공언한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향해 ‘최대의 압력과 개입’을 새로 내놓은 만큼 ‘북한정보강화법’이 통과된 뒤 신설될 TF와 501정보여단 예하에 부활하는 ‘휴민트 부대’ 524정보대대가 대북전략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501정보여단 예하 532정보대대는 상당한 부담을 덜게 되고, 주한미군의 정보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국방정보본부 예하에서 전력이 축소된 한국군의 국군정보사령부와 777사령부의 역할 또한 커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