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홍은동 사저서 트럼프로부터 30분간 당선축하 전화받아
  •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저녁 서울 홍은동 사저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당선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저녁 서울 홍은동 사저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당선축하 전화를 받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걸어와 공식적으로 방미(訪美) 초청 의사를 밝혔다.

    양국 정상은 30여 분간 통화하는 과정에서 서로 특사 대표단과 고위 자문단을 교환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들에 의한 한미정상회담 실무준비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인데, 내달 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저녁 10시 30분(한국시각) 서울 홍은동 사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도 소요될 청와대 관저의 내부 수리가 끝날 때까지는 사저에서 집무실로 출퇴근할 예정이라, 이날 늦은 시간에 이뤄진 양국 정상 간의 통화는 사저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우리 두 사람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같이 축하하자"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를 공식 초청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정상의 첫 축하 전화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게 돼서 기쁘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초청에 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기에 방미해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고 자신의 초청 의사를 재확인하며 "조만간 한국에 고위 자문단을 보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상호 사절 교환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한미정상회담 준비는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9일자 보도에서 외교 당국자를 인용해, 한미 외교 당국이 우리나라의 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에 앞서, 사전에 6월 중 양자 회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실무 차원의 예비 조율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30여 분간 계속된 통화에서 문재인·트럼프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과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약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도발 억제와 핵문제 해결에 여러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와 앞으로 양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 관계(Not Just Good Ally But Great Ally)"라고 추어올리며 "북한 핵문제는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