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내각 산하 수산기업소, 어선의 3분의 1만 겨우 조업…출어한 어선도 귀항 포기
  • 2014년 3월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다 한국해경에 나포된 북한 어선. 최근 북한 어선들은 그물과 연료가 없어 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4년 3월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다 한국해경에 나포된 북한 어선. 최근 북한 어선들은 그물과 연료가 없어 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은 집권 이후 유독 생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지 시찰도 생선 공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합법적 외화벌이'로는 최고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선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이 사라졌는지 주요 어업 기관들이 조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3일 “북한 어선들이 어구(漁具)가 부족해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은이 2014년 7월 北인민군 제1521기업소 산하 ‘성천강 그물공장’을 현지 시찰한 뒤 그물공장 간부들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 수산물 생산을 계속 독려하지만, 정작 수산 기업소들에서는 고기잡이용 그물과 연료가 없어 배가 있어도 출어를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물고기 철인데 다 놓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성천간 그물공장 말고도 함경북도에 청진 그물공장이 있는데, 김정은까지 나서서 생산을 정상화한다더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에는 600군부대 사업소, 판문점 외화벌이 사업고, 청진연락소 냉동수산 등 북한군 산하 수산사업소만 10여 곳이 넘으며, 내각 수산성 산하 고말산 수산사업소, 청진 수산사업소, 청진 수산협동조합 등 어업 관련 기업소가 많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수산업도 농사와 마찬가지로 제 철이 있다”면서, 5월에는 임연수, 청어 등 외화벌이용 고급 생선을 잡는 계절이어서 어선을 모두 동원해도 모자랄 판인데 그물, 휘발유, 경유가 없어 출어를 하는 어선은 전체 수산사업소 소속 어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지금까지 어구를 중국에서 수입해 왔는데 무슨 사정 때문인지 갑자기 수입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의 투자를 받아 가동하던 청진 그물공장도 얼마 전에 중국인 업주가 사업을 접으면서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청진 그물공장에 투자했던 중국인 업주는 ‘전력사정 때문에 그물 생산이 어렵게 됐다’는 핑계를 대고 아예 철수해 버렸다”면서 “청진 그물공장에서 만든 그물은 제조과정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정전, 전압 불균형 등으로 잘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 또한 “그물과 연료가 없어 출항을 못하는 어선이 증가하면서, 그나마 출항했던 어선들도 잡은 생선을 싣고 돌아오는 것을 포기한 것 같다”며 출어를 했던 북한 어선들이 잡은 생선을 중국 어선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중고 그물과 연료를 구입해서 귀항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지난 12일 日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북부 지역 장마당에서 휘발유, 경유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를 이와 함께 묶어보면, 중국이 대북 석유공급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그물 등의 어구 수출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