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2형’ 추진 로켓, IRBM에 최적화…조종 성능, 정확도 등 개발 난관 산적
  • 지난 14일 오전 5시 27분 북한은 평안남도 구성군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4일 오전 5시 27분 북한은 평안남도 구성군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4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두고 “추진 로켓을 여러 개 묶으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된다”거나 “도달 고도로 볼 때 하와이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등의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성능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급’이라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한 독일 전문가의 견해도 비슷하다.

    ‘자유아시아방송’은 16일 독일 ‘ST 애널리틱스’ 소속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의 분석 내용을 보도했다.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은 지난 14일 ‘화성-12형’ 발사 성공으로 미사일 개발에서 한 걸음 진전을 이뤘지만 ‘상당한 진전’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에는 핵탄두가 탑재돼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사거리 추정은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의 주장대로 대형 핵탄두 장착은 가능하겠지만, 미사일의 로켓 엔진 구성으로 볼 때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는 주 로켓엔진 1개에 보조 로켓엔진 4개를 하나로 묶은 엔진 팩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엔진 팩 2개를 묶어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사용한다면 출력 면에서는 적합하지만 보조엔진이 8개가 돼 조종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지므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이 추진력이 80톤 포스인 로켓 엔진 4개를 결합해 320톤 포스의 추진력을 가진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국내외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되면 북한이 과거에 쏘아 올린 ‘은하’ 로켓의 2배,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러시아 대륙간 탄도미사일 SS-18(R-36)과 같다”면서, 그렇게 탄도미사일을 만들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한다.

  • 北선전매체가 보도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의 발사 준비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선전매체가 보도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의 발사 준비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의 추진 로켓이 현재의 형태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것만으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출력이 너무 약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만들려면 새로운 로켓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마커스 실러’ 박사는 “핵탄두 자체에는 조종 장치가 없기 때문에 바람, 중력 등에 작은 계산 착오가 있어도 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한 뒤에는 목표물에서 몇 킬로미터 이상 쉽게 빗나갈 수 있다”면서 탄도미사일 개발이 단순히 로켓의 출력만 높이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고 한다.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얼마나 집중적으로 자원, 시간, 인력, 자금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한 5년, 늦으면 30년이 지나서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마커스 실러’ 박사의 지적처럼, 북한의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최적화된 것으로, 북한이 직접 개발한 게 아니라 1990년대 후반 러시아에서 몰래 들여온 미사일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2000년 이후까지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 추진로켓을 여러 개 묶거나 이어 붙여 다양한 형태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그 성공률은 매우 낮은 편이었다. 게다가 북한 탄도미사일은 시험 발사 성공여부와 별개로 실제 목표 명중률이 매우 낮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계 핵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가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정확도는 100m 내외에 불과하다. 중공군의 것은 이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과학기술 및 제조기술 수준은 기존의 핵보유국은 물론 중공에 비해서도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