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최순실 국정농단' 등 前정권과 마찰… 핵심 요직에
  •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19일 오전 춘추관에서 윤석열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발령 등 검찰 인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19일 오전 춘추관에서 윤석열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발령 등 검찰 인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검찰의 심장부를 정조준한 '개혁'이라는 미명 하의 총성이 마침내 울려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윤석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를 22일자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반면 이른바 '법무부·검찰 돈봉투 사건'의 감찰 대상으로 전락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사의를 이미 표명했음에도 이를 수리하지 않고,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전보 발령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인선 배경 설명에서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 사건 공소 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를 승진 인사했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이 주요 현안 사건 수사 및 검찰개혁 과제에 한층 매진하고, 최근 돈봉투 만찬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승진 발령은 일대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윤석열 신임 지검장은 지난 2012년 대선 직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서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사상 초유의 국정원 압수수색과 국정원직원 체포 등을 지휘했다.

  •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지난해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발탁됐을 때, 자신을 발탁해준 박영수 특검과 손을 굳게 맞잡고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DB
    ▲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지난해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발탁됐을 때, 자신을 발탁해준 박영수 특검과 손을 굳게 맞잡고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DB

    당시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지검장은 이를 팀장 전결로 임의 처리했다. 상급자인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 및 결재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직후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당했다.

    이후 대구고검·대전고검 검사 등 한직을 떠돌다, 지난해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가 임명되자, 그에 의해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결국 지난 5·9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의 날개짓을 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보면 이번 인사발령의 상징적인 의미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권교체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검찰개혁과 국정원개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날 청와대 관계자가 "돈봉투 감찰 지시는 검찰개혁 차원이 아닌 공직기강 확립 차원"이라고 설명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결국 사건 자체가 검찰개혁이라는 부분과 떼놓을 수 있는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시스템 개혁과 인적 개혁은 분리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전 정권의 선출의 정당성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부정하겠다는 뜻"이라며 "검찰개혁·국정원개혁 등 관련 방향으로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