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 논란에도… 文대통령 "헌법수호 의지 확고"

통진당 해산 홀로 반대한 김이수, 헌재소장 지명

전북 고창 출신·민청학련 사건 연루… 내년 9월 임기 만료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5.19 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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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정당에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의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대의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위헌정당인 구 통합진보당 해산에 홀로 기각 의견을 냈던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공석인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헌법재판소장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공석인 헌법재판소장에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이수 재판관은 1953년생으로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법대 72학번으로 입학했으며,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연행됐으나 구속이나 기소는 모면했다. 다만 '운동권 CC'였던 배우자 정선자 여사는 이 때 구속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된 김이수 후보자는 이후 우리 사회의 좌측에 경도된 소수의견을 자주 개진했다.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협상을 하자"며 안달하는 한미FTA를 좌파 세력들이 폭력시위를 통해 격렬하게 반대운동을 해 경찰이 어쩔 수 없이 물대포로 진압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각하" 결정했으나, 김이수 후보자는 "위헌"의 소수의견을 냈다.

직업공무원과 교원의 정당가입·정치활동을 금지한 조항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는 "합헌"으로 봤으나, 김이수 후보자는 "위헌" 의견을 냈다.

가장 결정적으로 2013년 11월, 헌법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정당인 통진당을 해산 결정할 때 유일하게 "기각" 의견을 냈던 재판관이 김이수 후보자다.

당시 헌재의 다수 의견은 총기 준비와 기간시설 타격 등을 모의했던 이른바 '경기동부연합' 등 통진당 경기도당원 단체가 통진당과 동일성을 띄고 있어 위헌성을 인정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봤다.

아울러 그간 있었던 △비례대표 부정경선 △중앙위 폭력사태 △관악을 야권단일화 여론조작 사건 등이 폭력·위계 등을 적극 활용해 의회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선거제 등을 부정함으로써 민주주의 이념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김이수 후보자는 소수의견에서 "이석기 등의 발언은 통진당 전체의 기본노선에 반하는 것으로 이를 통진당의 책임으로 귀속시킬 수 없다"며 "일부 구성원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사상을 가지고 있으므로 나머지 구성원도 그러할 것이라는 가정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주장했다.

또 "비례대표 부정경선, 중앙위 폭력사태, 야권단일화 여론조작 등 구성원의 개별 활동이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진당 전체가 조직적·계획적으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활동은 한 것은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이러한 성향을 보였던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수호와 인권보호의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공권력으로부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인선 배경은)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김이수 후보자가 지난 2012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5·16은 교과서에도 쓰여있듯이 쿠데타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군사력에 의해 권력을 잡은 측면을 감안하면 그렇지만, 공과(功過)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던 점을 주목하기도 한다.


같은 자리에서 김이수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에 대해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등 헌법을 수호하는데 필요한 내용은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을 감안하면, 지나칠 정도로 좌편향된 인물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김이수 재판관을 차기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함에 따라,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헌법 제111조 4항은 헌법재판소장을 대통령이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됐던 김이수 후보자의 성향 문제는 향후 국회의 인사청문과 임명동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어떠한 방향으로든 석명(釋明)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이수 재판관이 헌재소장이 될 경우, 그 임기가 언제까지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김이수 재판관의 임기는 본래 내년 9월까지였다.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헌재소장으로 임명될 경우, 새로이 임기 6년이 시작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헌정 상의 관례와 법률 해석은 종래의 임기를 그대로 승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후보자 지명 직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잔여 임기 동안 (헌재소장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헌법 제112조 1항은 헌법재판관(헌재소장 포함)의 임기를 6년으로 정하면서,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김이수 후보자가 헌재소장이 된 뒤 내년 9월에 임기가 만료됐을 때, 연임하면서 6년 임기를 새로이 갱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헌정 사상 헌법재판관이 연임한 사례는 단 두 차례 뿐이고, 그나마도 2000년 이후로는 연임한 사례가 전혀 없어 연임 규정 자체가 사문화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1987년 개헌으로 헌법재판소가 설치될 때, 대법원장 추천으로 1기 헌법재판관이 됐던 김문희 재판관은 1994년 임기 만료 때 국회에서 집권여당인 민자당 몫으로 다시 추천해 연임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헌재가 출범할 때 국회에서 추천해야 하는 3인 중 김영삼 총재의 당인 통일민주당의 몫으로 추천된 김진우 재판관은, 1994년 임기 만료 때 공교롭게도 김영삼 총재가 현직 대통령이 돼 있었던 관계로 대통령의 추천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외에는 헌법재판관이 연임한 사례가 전혀 없다. 연임했던 사례 두 번도 헌재의 극초창기였던 1기 구성원들로 국한돼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정 상의 관례를 고려하면 김이수 후보자가 헌재소장이 되더라도 내년 9월로 임기를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까지의 검찰 인사나 집권 이후 여러 행보에서 관례를 무시하는 파격을 연일 선보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상 반드시 그러할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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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의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대의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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