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NBC인터뷰 "北 변화 안해… 비핵화 이끌려면 단호해야"
  • 마이크 폼페오 CIA국장이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폼페오 국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전문채널 MS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이 북한으로 가득차 있으며, 북한의 동향과 미국의 대응에 관한 일일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사진DB
    ▲ 마이크 폼페오 CIA국장이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폼페오 국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전문채널 MS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이 북한으로 가득차 있으며, 북한의 동향과 미국의 대응에 관한 일일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IA로부터 북한의 동향에 관해 일일보고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핵위협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면 최대 관심사항이라는 의미다. 한미정상회담 의제에서 사드 배치가 제외되길 바랐던 우리 측의 희망과는 달리,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이 다가올 정상회담의 최대 화두가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오 CIA국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지상파 NBC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진보 성향 보도전문채널 MS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쉬지 않고 북한의 동향을 묻고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묻는다"며 "그의 머릿속은 북한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폼페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자주 만나는 각료급 인사로 알려졌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월 취임 이후 각료 대면접촉 횟수를 분석해 보도하면서, 가장 자주 만난 인물은 폼페오 국장이라고 밝혔다. 폼페오 국장은 백악관 일일보고 때문에 CIA본부가 있는 버지니아주 랭리에서 워싱턴DC까지 매일 왕복 3시간을 길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34차례 독대해 2위를 기록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대면접촉 횟수를 보인 폼페오 국장이 백악관 일일보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현안을 논의하는지가 관심사였는데,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가 화두라는 게 밝혀진 셈이다.

    폼페오 국장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동향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라며 "(북한의 동향과 대응 방안에 대해) 답하지 않고 백악관을 빠져나온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보고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위협을 엄중하게 진단하고 강경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폼페오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대륙간탄도탄 개발 상황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지난 20년간 미국은 북한이 색깔을 바꿔 문명사회의 일원이 되길 바랐지만, 희망과는 달리 북한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려면 매우 단호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일일보고에서도 개진됐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오 국장으로부터 이러한 내용의 일일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대북 억제책과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 이달말 워싱턴DC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엇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핵위협 수준에 관해서는 폼페오 국장과 동일한 진단을 하고 있으나, 해법에 관해서는 대화·제재 병행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탑재 대륙간탄도탄을 손에 넣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강한 제재를 부과하는 상황은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하거나 6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경우로 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