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참배 이후 '선명한 제1야당 이미지' 부각… 첫 일성 "즐풍목우(櫛風沐雨)"
  • 홍준표 한국당 신임 당대표. ⓒ뉴데일리DB
    ▲ 홍준표 한국당 신임 당대표. ⓒ뉴데일리DB

     

    홍준표 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4일 원내정당 대표 중 추미애 민주당 대표만 예방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예방은 건너뛴 셈이다.

    홍준표 대표가 추미애 대표만 예방한 것을 두고 여러 말이 나왔다. 다당제인 국회 지형을 양당제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중론이다. 한국당이 다른 야당들과의 접촉보다 집권당과의 접촉 수를 높인다는 얘기다. 이 경우 '집권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만이 여론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권당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려는 홍준표 대표 행보에 민주당은 화답하는 모양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홍준표 신임 당대표께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출발한 정부가 내각 구성도 못하도록 우리가 방해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하신 말씀에 주목한다"며 "홍준표 당대표의 화끈한 성격처럼 새 정부를 꾸리기 위한 인사청문회, 정부조직법, 추경 협치에도 화끈하게 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도 만난다.

    이와 관련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대표가 추미애 대표만 예방하는 것은 다당제보다 양당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홍준표 대표가 민주당과의 접촉을 집중한다면 다른 야당은 주목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대표가 추미애 대표만 예방하는 것은 분명히 정무적 판단이 작동된 결과"라면서 "아무래도 '양당제' 분위기를 이끌어내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홍준표 대표는 당대표 후보자 때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이라며 "우리끼리 쇄신만 제대로 되면 대부분 사람들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 주장처럼 한국당이 바른정당을 흡수할 수 있다면 국회 지형은 빠르게 양당제의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가 구상하는 양당제 모습에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바른정당이 지난 3일 당론으로 채택한 이른바 '홍준표 방지법'이 그렇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당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홍준표 대표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도지사 꼼수 사퇴'로 물의를 일으켜 경남은 도지사 보궐선거를 하지 못해 1년 넘게 도지사 공백 상태를 감당하게 됐다"고 지적하며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을 골자로 한 '홍준표 방지법'을 제안했다. 홍준표 대표가 구상한 양당제 모양새가 쉽게 이뤄질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홍준표 대표는 당대표로서의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홍준표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한자로 '즐풍목우(櫛風沐雨)'를 적었다. 이는 바람으로 빗질을 하고 빗물로 몸을 씼는다는 뜻이다. 즉 긴 세월 동안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고생해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