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기존 대북전략들 모두 한계 봉착하자 새로운 방안 모색 목소리 나와”
  • 美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 최고존엄의 허상을 훼손하는 정보전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북한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 美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 최고존엄의 허상을 훼손하는 정보전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북한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뉴데일리 DB.


    지난 4일 북한이 ‘화성-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뒤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 주민들에게 ‘최고존엄’의 허상을 알리는 정보전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6일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하며,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실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대적인 대북 정보전을 통해 북한 수뇌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지도자의 ‘최고존엄’에 관한 허구성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김정은의 우월성과 성과를 선전하는 북한 측의 주장을 훼손할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북한 수뇌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력 사용이나 대북제재, 국제사회의 경고가 아니라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을 해외에서 암살할 정도로 권력에 집착하는 만큼 북한에 ‘현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정보전을 펼칠 수 있다’고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클래퍼 前미국 국가정보장(DNI) 또한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제임스 클래퍼 前미국 국가정보장은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의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북정보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클래퍼 前미국 국가정보장은 2016년 10월 美뉴욕의 한 강연에서 “나는 미국이 정보전이라는 우리의 뛰어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짜증난다”면서 “대북정보전이야말로 북한 정권이 매우 두려워하는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클래퍼 前국장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토론회 연설에서도, 美정부가 쿠바처럼 평양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해 북한과 대화채널을 열고, 북한 내부에 외부세상의 정보와 연결되는 통로로 삼아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면서 “그는 이 방법이 북한에 ‘내부로부터 부드럽게 파열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前주한 美대사도 그의 의견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알렉산더 버시바우 前주한 美대사는 “냉전 시절을 겪었던 나는 그(제임스 클래퍼)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외부 정보의 힘이 냉전 종식에 기여한 바를 잘 알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최대한 많이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편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화성-14형’ ICBM 발사 이후 트럼프 정부의 대북전략을 우려하거나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빅터 차 前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SNS에 북한 ICBM 발사에 대한 美정부의 대응 방안을 나열한 뒤 “무력 사용은 전쟁(위험), 외교는 북한 정권의 속임수, 제재는 여전히 시험 중이고, 중국에 의존하는 대북압박은 ‘살라미 썰기’라면서 美정부의 대북전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조지 슐츠 前국무장관과 윌리엄 페리 前국방장관은 최근 트럼프 美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 유일한 현실적 옵션”이라며 美-北협상을 촉구했다고 한다. 이들의 주장은 “북한 체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중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중국, 러시아의 주장과 매우 비슷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힐 前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조지 슐츠 前국무장관과 윌리엄 페리 前국방장관의 ‘대북 대화론’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 핵무기 개발의 동결을 목표로 하면, 북한에게 보상만 해줬던 과거를 되풀이할 수도 있고, 당장의 분위기를 개선하려고 북한 핵무기 개발 동결과 한미훈련 중단을 교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 어떤 좋은 군사적 선택도 없다”는 英국제전략연구소(IISS) 미국 사무소 마크 피츠패트릭 소장의 의견도 전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소장은 “미국과 동맹국이 북한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할 경우 북한은 이를 전쟁 개시로 오인해 확전될 가능성이 크며, 이때 일어난 우발적 충돌로 한국 수도권의 수많은 인구가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처럼 기존의 대북 대응방안들이 모두 한계를 보이자 북한 내부의 정치상황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해 북한이 방향을 바꾸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한국 내 탈북자들과 북한인권단체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 가장 훌륭한 무기는 북한 주민들에게 ‘최고존엄’을 자처하는 김정은의 실체와 외부 세계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10년 넘게 주장해 왔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했던 부시 정부나 ‘전략적 인내’를 내세웠던 오바마 정부 모두 이런 주장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