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정확한 파병 병력 수 비공개…ECFR “중국 패권전략 보여주는 증거”
  • 중공군이 지난 12일 해군 함정 2척에 병력을 태워 지부티로 출발했다고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리랑TV 관련보도 화면캡쳐.
    ▲ 중공군이 지난 12일 해군 함정 2척에 병력을 태워 지부티로 출발했다고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리랑TV 관련보도 화면캡쳐.


    중국이 ‘지부티’에 있는 해외 첫 주둔기지에 병력을 보냈다고 로이터, CNN, 알 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美CNN에 따르면, 중공군은 지난 12일 잔지앙 항에서 2척의 해군 함정에 병력을 태우고 지부티로 출발했다고 한다. CNN은 “中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지부티 기지는 중공군의 첫 해외주둔기지로 단순한 재보급 기지가 아니며, 이곳은 중공군 해군에게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부티 기지가 인도양 패권 장악을 위한 포석은 아니며, 이곳에 주둔하는 병력들은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소탕과 인도적 구호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CNN은 “겅솽 中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공군 해군 함정들은 2008년부터 이 지역에서 선박들의 안전한 항행을 돕는 작전을 펼쳐 왔다’며 ‘중공군의 지부티 기지 주둔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겅솽 中외교부 대변인은 “중공군의 지부티 주둔을 통해 중국은 앞으로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에 더욱 충실하게 됐다”며 “중공군의 주둔은 지부티 지역사회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고 한다.

    CNN은 “중공군이 일본과 미국 기지가 있는 지부티에 영구주둔기지를 갖는 것은 남수단, 말리에 전투병을 파병한 것과 함께 향후 세계평화유지활동에서 더 큰 역할을 맡고자 하는 중국의 야망을 보여준다”는 에드워드 페이스 英아프리카 연구소(ARI) 이사의 의견도 전했다.

    에드워드 페이스 이사는 “중국은 지부티에 영구주둔기지를 얻는 대가로 5억 달러 상당의 투자, 즉 에티오피아와 지부티를 잇는 철도를 지어주기로 약속한 바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지부티에 대해 군사적인 부분은 물론 교역, 지부티 정부의 안정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CNN은 “인구가 100만 명도 채 되지 않는 프랑스령 지부티에는 이미 미국과 프랑스, 일본이 영구주둔기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 작은 나라에 많은 국가의 군사기지가 있는 이유는 아프리카의 뿔 끝에 있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중공군이 영구주둔기지를 건설한 지부티의 위치.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중공군이 영구주둔기지를 건설한 지부티의 위치. ⓒ美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실제 지부티는 아덴만과 홍해, 인도양을 접하고 있으며, 지중해와 수에즈 운하로 가기 위한, 폭 30km 남짓의 해협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 중동 및 인도양 일대의 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다. 때문에 미군은 지부티에 아프리카 사령부 소속 기지를 건설해 주둔하고 있다. 미군의 지부티 기지는 대테러 전쟁과 중동 및 아프리카 분쟁 신속 개입,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CNN은 “미군이 10년 임차비로 6억 3,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빌린 캠프 레모니어에는 4,000여 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부티에 9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땅을 빌려 기지를 건설한 뒤 자위대 병력 170명을 파병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 일대까지 군사력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는 중국 정부의 대외전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ECFR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 中국가주석은 2015년 유엔 평화유지군에 보낼 중공군을 8,000명 육성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50개국에서 모인 유엔 평화유지군 병력 4만 명의 20%에 해당하는 숫자”라며 “중국은 또한 아프리카 연합의 긴급 대응군에 1억 달러를, 유엔 평화개발기금에 10억 달러를 내기도 했다”면서 중국의 해외 세력 확장세를 지적했다.

    CNN은 “중국은 수단에 1,051명, 라이베리아 666명, 말리 402명 등 2,500명 이상의 신속대응군과 경찰관을 평화유지군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보내놓고 있다”면서 “중공군이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아프리카에 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해외에서 실전경험을 쌓을 기회로 삼는 동시에 남수단에서처럼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는 ECFR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CNN은 “아프리카에는 중국인이 100만 명 이상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각국 인프라 개발사업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관여하고 있는 아프리카 안보계획은 중국의 국가안보전략 개혁과 광범위하게 얽혀 있다”는 ECFR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했다.

  •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 가운데 안보전략에 따라 인도양에 확보한 주요 기지들의 위치. ⓒ블로거 '서브마린 매터' 관련화면 캡쳐.
    ▲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 가운데 안보전략에 따라 인도양에 확보한 주요 기지들의 위치. ⓒ블로거 '서브마린 매터' 관련화면 캡쳐.


    CNN을 비롯해 세계 주요 언론이 중공군의 지부티 파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가운데 안보 분야에서 지부티가 갖는 역할 때문이다.

    중공군이 지부티에 신속 대응군 역할을 맡을 특수부대나 해병대와 해군 전투함을 배치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한두 곳만 확보하면 남지나해부터 인도양, 아덴만에 이르는 지역에서 미국과 ‘패권 경쟁’을 할 수 있다.

    이는 인도군을 자극해 중국을 둘러싼 패권 경쟁은 동아시아에서 인도양, 아프리카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언론들은 중공군의 해외 파병과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