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자르기' 파동에서 드러난 여당 내 엇박자… 秋-金 차이점은
  • (왼쪽부터) 추미애 우원식 민주당 투톱, 김무성 원유철 새누리당 투톱. ⓒ뉴시스
    ▲ (왼쪽부터) 추미애 우원식 민주당 투톱, 김무성 원유철 새누리당 투톱. ⓒ뉴시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과로 '머리자르기 발언' 파동이 일단락된 가운데, 현재 민주당 투톱이 박근혜 정부 때 김무성·원유철 지도부를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가 즐비하다. 추미애 대표로부터 김무성 전 대표의 모습이, 우원식 원내대표로부터 원유철 전 원내대표의 모습이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더욱이 추미애·우원식 지도부는 지난 5·9 대선 때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룬 후 구축됐다. 문재인 정부 집권당 1기 투톱인 셈이다. 때문에 정치권의 조명을 한몸에 받았다. 기대감 가득했던 조명도 잠시, 추미애 대표는 '자기정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치권의 빈축을 자아냈다.

    추미애 대표의 대표적 '자기정치' 행보로는 '대선승리 포상'을 골자로 한 전국 순회 일정이 꼽힌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2일 인천시당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당원들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추경안 심사와 인사청문회 등 대립을 거듭하는 여야의 모습을 감안할 때 추미애 대표의 전국 순회 일정은 당 안팎의 의구심을 유발했다.

    추미애 대표 입에서 언급된 '머리자르기(국민의당 지도부 책임회피론)' 발언도 자기정치의 일환으로 꼽힌다. 당초 민주당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집권 초기 성공을 위해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와 정부조직개편안 등 통과가 절실했다. 그래선지 민주당 원내지도부 안팎에선 야당과의 정쟁 소지 발언을 암묵적으로 삼가했다.

    그러나 추미애 대표는 지난 6일 한 라디오매체에 출연해 "머리자르기"를 운운하며 국민의당을 도발했다. 정쟁 소지 발언을 암묵적으로 자제했던 민주당의 약속을 추미애 대표가 깬 것 아니냐는 게 당시 지배적인 추측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국회 보이콧' 등을 강행하며 반발했다. 나아가 추미애 대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마이웨이' 행보를 여러 차례 진행 중인 추미애 대표 모습에서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당시 김무성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공천권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며 자기정치를 했다.

    반면 우원식 원내대표의 행보는 추미애 대표와 사뭇 달랐다.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일자리 추경안과 정부조직개편안 등 통과를 위해 청와대와 꾸준한 소통을 한 것이다. 실제 우원식 원내대표는 추경 논의를 위해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70분 가량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청와대와의 스킨십을 긴밀히 진행한 우원식 원내대표 모습에선 과거 박근혜 정부가 요청한 법안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모습이 떠오른다. 계파색도 그렇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계 인사들과 가깝다는 평가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새누리당 당시 주류 세력인 친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편 추미애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의 차이점은 자기정치에 따른 손익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립각으로 거취의 발판을 넓히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 김무성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와의 갈등으로 인해 탈당을 강행했다.

    추미애 대표는 국민의당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은 물론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으로부터 응원 메시지 세례를 받았다. 또 언론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자신의 이름값을 높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자신의 발언 수습을 청와대가 한 점은 추미애 대표의 손실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