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롤스의 정의론' 모방한 정부여당
  •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뉴시스
    ▲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뉴시스

     

    민주당이 연일 '적폐청산'을 강조하고 있다. 전 정부에서 발생한 국정농단에 따른 정권교체임을 부각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또 '정의'라는 정당비전을 내세워 지지층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포석이 깔렸다는 게 정치권 전언이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을 통해 "'부패 척결, 적폐 청산'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반대와 저항의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우리 사회의 부패가 과거보다 더 심했다는 것은 굳이 통계표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국민들은 수없이 체감했다"고 말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부정부패를 통해 일반 국민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부를 축적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기득권 세력의 만행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적폐가 청산되고,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자신들의 정당비전으로 '정의'를 내세우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정치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는 것은 싸우거나 일을 안 해서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선거 때와 평소에 이런 저런 이유로 국민들에게 약속을 하고, 선거가 지나고 나면 '나몰라' 하는 정치권 행태가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자초한 것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민주당의 이러한 행보를 예사롭지 않게 전망했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정당비전이 유명한 철학자인 존 롤스의 '정의론'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모든 가치는 평등하게 배분되어야 하며, 불평등한 배분은 사회적약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경우에만 정의롭다는 게 정의론의 골자다.

    나아가 민주당은 '정의'를 앞세워 전 정부 국정농단 진실 밝히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민주당은 여론의 높은 지지율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수도 존재한다. 민주당이 전 정부 국정농단을 파헤쳤으나 확실한 개입 정황을 밝히지 못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집권당이 연일 전 정부를 겨냥한 적폐청산을 언급하면서 자신들은 '정의롭다'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 같다"며 "전 정부의 국정농단 관련 확실한 실마리가 나오지 않았을 때 민주당은 어떻게 나올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이 부각하는 정의론은 문재인 정부의 국가비전인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과도 맥을 같이 한다. 실제 국정기획위는 국가비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의로운 제도만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정의로운 제도의 설계와 운영이 바로 정치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특권과 반칙을 일소하고 원칙과 상식이 존중되며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