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이란·러시아 통합제재법’ 대응·이란과의 ‘미사일 기술협력’ 논의 하려는 듯
  • 北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 김영남이 이란으로 떠났다. 사진은 2013년 8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난 김영남.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 김영남이 이란으로 떠났다. 사진은 2013년 8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난 김영남.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이 이란으로 떠났다. 북한이 내세운 명분은 오는 8월 5일 열리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움직임으로 볼 때 실제 방문 이유는 다를 수도 있어 보인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TV’는 지난 7월 31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란 이슬람 공화국 정부의 초청으로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北‘조선중앙TV’는 “김영남은 출국에 앞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육·해·공·노농 적위군 의장대를 사열했으며,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전광호 내각 부총리, 리길성 외무상 부상, 북한주재 이란 대사대리,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대리 등이 배웅했다”고 전했다.

    北‘조선중앙TV’는 하지만 김영남의 이란 방문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美상원에서 98 대 2로 통과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을 남겨둔 ‘북한·이란·러시아 통합제재 법안’에 대한 공동 대응책과 이란-북한 간의 미사일 기술협력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7월 중순 류명선 北외무성 국제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北노동당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해 야당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밝힌 점 등도 이런 문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란은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지구 상공 700km 궤도에 250kg급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시모르그’ 우주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관영 매체를 통해 밝혔다. 서방 진영은 이란의 ‘시모르그’ 로켓이 북한이 제공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응용한 로켓으로 보고 있다.

    美안보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2015년 5월 “이란 이슬람 혁명정부가 2017년 2월까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완료한다는 ‘쿠사르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이란이 2017년 6월 대선을 치른 뒤에 ICBM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美‘워싱턴 프리비컨’은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이 과거 소개됐던 KN-08을 개량한 것으로 사거리가 8,000~1만km에 이르는 ICBM급이라고 추측, 적중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과 이란은 반서방 동맹을 넘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이 이란을 찾는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북한이 '화성-14형' 탄도미사일 또는 관련 기술을 이란에 수출, 외화를 얻으려는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