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점철된 고소 내용과 인신공격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 사퇴 배경 밝혀
  • 1일 MBC 언론노조가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총파업 돌입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1일 MBC 언론노조가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총파업 돌입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유의선 MBC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 본부 주도의 총파업이 시작된지 사흘 만이다.

    MBC 언론노조에 따르면 유의선 이사는 7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진은 MBC 최대주주로, 사장 선임 등의 경영 감독·관리를 맡고 있다.

    유의선 이사는 8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허위와 왜곡으로 점철된 고소 내용과 인신공격은 교육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라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사실상 언론노조 측으로부터 엄청난 공격과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화여대 언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유의선 이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구 여권 추천으로 임명됐다. 정권이 바뀐 뒤 언론노조 측로부터 거센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달 23일 MBC 언론노조 조합원 108명은 유의선 이사, 김장겸 사장, 고영주 이사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언론노조 측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유의선 이사가 결국 사의를 표명하면서 향후 방문진 구도 재편이 가장 주목되고 있다.

    MBC 방문진 이사는 총 9명으로 구성된다. 6명은 여권, 3명은 야권에서 추천한다. 현재 방문진은 박근혜 정부 때 구성됐다. 한국당 추천 6명, 민주당 추천 3명으로 짜여져 있다. 한국당 추천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언론노조 측이 문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의선 이사가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방문진 구성은 6대3에서 5대3 구도로 바뀌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의선 이사 자리에 여권 추천 인사를 임명한다면 5대4 구도로 힘의 균형이 재편된다. 현 여권인 민주당 측 추천 인사가 4명으로 늘어나게 되는 만큼 진보진영의 입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방문진 이사회 의결정족수는 과반인 5명이다. 만약 이후 한국당 추천 인사가 1명이라도 더 사의 뜻을 밝히면 김장겸 MBC 사장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해임이 가능해진다.

    MBC의 한 관계자는 "방문진 이사들이 언론노조로부터 어떤 공격을 받아왔을지 짐작된다"며 "향후 노조가 남은 이사들에게 사퇴를 요구해 혼란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언론노조는 유의선 이사의 사임 소식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언론노조 측 관계자는 "유의선 이사의 사퇴를 시작으로 다른 이사들도 빨리 거취를 정하는 것이 MBC를 돕는 것"이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한편 방문진의 다음 정기 이사회는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