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압박 이어 종교자유 침해 논란…舊 여권 이사 1명 더 사퇴시 경영진 해임 가능
  •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민주당 방송장악 문건'을 두고 정치권이 들썩이는 가운데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의 도를 넘어선 행태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언론노조 대전 MBC지부 조합원들은 17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김원배 이사가 다니는 대전 중촌감리교회를 찾아가 '이사직 사퇴 촉구' 시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원배 이사는 해당 교회의 장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언론노조는 주변 교인들의 제지에도 아랑곳 않고 농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의 이 같은 행태는 유의선 MBC 방문진 이사 자진사퇴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의선 방문진 이사는 8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허위와 왜곡으로 점철된 고소 내용과 인신공격은 교육자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라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사실상 언론노조 측으로부터 수많은 공격을 받아왔음을 시사한 셈이다.

    MBC 방문진은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이사회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6명은 여권, 3명은 야권에서 추천한다. 당초 자유한국당 추천 6명, 더불어민주당 추천 3명으로 짜여진 구도였다. 하지만 유의선 이사의 사퇴로 구도는 5대 3으로 축소됐다.

    이 상황에서 한국당 추천 이사 중 1명이 더 물러나면 구도는 4대 3이 된다. 이후 한국당 추천 이사가 나가는 자리에 현 여권인 민주당 추천 인사가 임명되면 구도는 4대 5로 뒤집힌다. 힘의 균형이 좌파 진영으로 기울어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KBS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이에 언론노조는 최근 연이어 MBC·KBS 한국당 추천 이사진들을 향해 전방위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유의선 이사가 재직 중인 이화여대에 찾아가 사퇴를 요구하고, KBS 이사인 강규형 명지대 교수의 직장에서 집단 농성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언론노조는 당시 "직장까지 찾아가는 것은 비열한 행동"이라는 비판여론이 일자, 다음날 예정돼 있던 이원일 KBS 이사에 대한 직장 농성을 취소하기도 했다.

    언론노조의 공격을 받고 있는 김원배 방문진 이사는 "역대 어떤 정권이나 노조도 개인의 사회적 활동을 중지시키기 위해 이런 일은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원배 이사의 굳건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언론노조의 험악한 단체행동 분위기에 MBC 내부는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의 한 관계자는 "(언론노조가) 지난 4일 총파업에 돌입한 후 중립을 지키던 직원들마저 속속 휴가를 떠나는 등 파업에 비공식적으로 동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제작을 위한 필수적인 인력만 남은 상황에서 하나둘 파업에 동참 아닌 동참을 해버리니, 남은 인력들이 정말 필사적으로 일하며 버티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언론노조가 교회까지 찾아가 농성을 벌인 상식 이하의 사건에 대해 직원들이 (언론노조 행태를) 똑바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하며 다시 한번 무엇이 옳은 행태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언론노조와 각을 세우고 있는 MBC 노동조합(이하 MBC노조, 제3노조)도 18일 성명을 내고 "MBC의 모든 명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언론노조의 목표는 민주당 언론장악 시나리오에 따라 MBC·KBS 경영진을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라며 "같은 방송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이번 언론노조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노동자 쟁의행위라고 해서 다른 사람의 종교적 자유와 직업에 대한 공격까지 허락되지는 않는다"며 "언론노조 행태는 쟁의행위가 아닌 명백한 폭력이자 범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