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명의 성명서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는 법" 맹비난

  •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을 가리켜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며 막말을 해댔다. 그것도 자기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2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1일 北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고 한다.

    김정은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우리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최근 조선반도 정세가 전례없이 격화되고 각일각 일촉즉발의 위기상태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유엔무대에 처음으로 나선 미국 집권자의 연설내용은 세계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나는 그래도 세계 최대의 공식 외교무대인 것만큼 (유엔 총회에서)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가 예전처럼 자기 사무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무 말이나 망탕 내뱉는 것과는 다소 구별되는, 틀에 박힌 준비된 발언이나 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미국 집권자는 정세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라면서 “트럼프에게 권고하건데 세상을 향해 말을 할 때에는 해당한 어휘를 신중하게 선택해 상대를 봐가며 가려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 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이는 미국 대통령의 정신벽적인 광태는 정상사람마저 사리분별과 침착성을 잃게 한다”고 재차 비난했다.

    김정은은 “나는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를 두고 ‘정치 문외한’, ‘정치 이단아’라고 조롱하던 말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면서 “대통령으로 올라앉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을 위협·공갈하며 세상을 여느 때 없이 소란하게 만들고 있는 트럼프는 한 나라의 무력을 틀어쥔 최고 통수권자로 부적격하며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숨김없는 의사 표명으로 미국의 선택 안에 대해 설명해준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거나 멈춰 세운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해줬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22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최고 지도자' 명의로 대외적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이번 성명은 북한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당성 주장, 한국은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이야기 하겠다는 ‘통미봉남’ 전략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