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 이어 미국까지 판매 감소할까 '노심초사'포스코 등 철강업계, 반덤핑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 우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거세지고 있는 무역 통상 압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함께 경제 분야에 있어서 무역 불균형 해소가 이번 방한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혹은 구체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일~8일 양일간 국빈 자격으로 방한함에 따라 FTA를 비롯한 통상 문제가 어느정도 다뤄질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역 불균형에 대해 수차례 불만을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이번 방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어떤 대화가 오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철강분야에서는 반덩핑 관세 등이 여러 차례 부과되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에는 세탁기와 반도체 분야로 통상 압박이 확산되는 추세다. 자동차도 미국의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가 강하게 압박 예정인 분야다.
    이렇듯 한국의 주력 산업들이 줄줄이 트럼프의 통상 압박용 테이블에 올려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이번 방한에서 희망적인 접점이 찾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구체화된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산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자동차의 경우 아직 구체적으로 아젠다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한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FTA는 정부가 주도하는 협상이기 때문에 업계에서 쉽사리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적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서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물론 자동차 업계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응책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통상 압박이 현실화되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중국으로부터 사드 보복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미국 시장에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해외 판매의 핵심축이 무너질 수 있어 노심초사 하고 있다.
    철강은 이미 통상 압박을 체감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넥스틸 등 국내업체들은 다양한 품목에서 무역 규제를 당하고 있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및 양국간 통상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국가안보 관련 232조 적용 등 부당한 수입규제 시행을 자제할 수 있도록 요청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방한에서는 일정도 짧고, 안보 관련 북핵 문제 이슈가 크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방한에서는 북핵 문제 위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의미있는 협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신중하게 관망하면서 의미 부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국에 수세적인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카드를 트럼프에 꺼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철강에 이어 세탁기, 반도체까지 전방위적 통상 압박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향후 FTA 협상 시 어떤 부분은 양보하는 대신에 어떤 부분은 실리를 취해가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여러가지 카드를 펼쳐 놓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할 수록 여러가지 혜택을 주거나, 전기차 표준 같은 기술제휴 측면에서 미국 편을 들어주면서 트럼프의 심기를 맞춰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