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강대국 간섭 자초한 주장” 美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분석 소개
  • 지난 6월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 반대 시위현장. 정부의 '3不 원칙' 결정에는 이런 여론의 영향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뉴데일리 DB.
    ▲ 지난 6월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 반대 시위현장. 정부의 '3不 원칙' 결정에는 이런 여론의 영향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뉴데일리 DB.


    지난 10월 31일 한국 정부는 “중국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고 ‘사드(THAAD, 고고도 종말요격체계)’ 배치와 관련한 양국 갈등을 해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 정부는 중국에 ‘3不 원칙’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사드를 추가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MD)에 동참하지 않으며, 한미일 간 군사동맹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3不원칙’이 향후 한국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5일 한국 정부의 ‘3不 원칙’을 우려하는 美한반도 전문가들의 주장을 전했다. 美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3不 원칙’에 부정적이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데니스 와일더 前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한국은 자신을 방어하는 방안을 강대국의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3不 원칙’이 안보 주권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데니스 와일더 前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중국이 (사드 갈등 해결에) 이런 조건을 끼워넣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사드의 한국 배치는 미국의 강요가 아니라 한국의 뜻에 따라 이뤄졌으며, 한국이 원하지 않으면 미국은 사드를 다시 가져갈 것”이라는 잭 키언 前미 육군 참모차장의 말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잭 키언 前육군 참모차장은 ‘사드 배치는 자국민 보호 의무를 지닌 한국 정부의 주권 문제’라고 규정했다”고 덧붙였다.

    美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美앤젤로大 교수는 “한중 양국 간 합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마치 ‘협박’처럼 들린다”면서 “이번 합의로 인해 미국의 다른 방어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게 불가능해진다면, 한미 동맹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브루스 벡톨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최신 무기를 지원하는데,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결국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면서 “중국은 이번 합의를 토대로 향후 ‘사드’ 때와 비슷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한국은 또 다시 같은 요구에 응하게 될 것”이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브루스 벡톨 교수는 “한국의 ‘3不 원칙’ 가운데서도 특히 미국의 MD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못 박은 점은 정말 어리석은 결정으로, 분명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체적인 탄도미사일 방어능력도 모자란 한국이 영국이나 일본도 참여하는 국제적인 방어체계 편입을 거절한 것은 어리석다는 평가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美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美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는 한중 관계나 협상에 따르기 보다는 미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에 배치한 ‘사드’는 미국이 6번째로 완성한 포대로, 美본토 이외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괌 이후 한국이 처음”이라며 “이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 북한의 도발 수위를 고려해 유럽, 중동이 아닌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3不 원칙’에 대해서도 “한국이 주권 국가인 만큼 이번 합의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내놨다고 한다.

    조금 다른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프랭크 엄 美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한중 양국 간 이번 합의는 실제로 논란의 소지가 될 내용은 별로 담기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미국이 해외에 배치할 수 있는 ‘사드’의 수가 한정적이고, 그 가격이 무척 비싸 한국이 구입할 가능성도 높지 않으며, 한국은 오래 전부터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되지 않았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체면을 살릴 방법이 필요했고, 한국 역시 기존 정책에 반하지 않는 수준의 양보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선택했다”며 “이번 한중 간 합의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폴 에반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大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3不 합의’가 국제조약과 같은 구속력은 없겠지만, 한국에게는 일종의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이런 합의는 중국이 대만 문제 등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한, 美한반도 전문가들의 ‘3不 원칙’ 평가는 다양해 보이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한국이 중국에게 양보한 측면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한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움직여야 할 때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 올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