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1박2일 '단합대회' 후폭풍…교육계 "일정 취소가 순리"
  • 서울시교육청.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서울시교육청.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지난 17일 단합대회를 떠난 것을 두고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포항 지진으로 대입 수능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음주와 체육대회를 즐긴 것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22일 YTN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직원 30명은 17일 오후 1시쯤 충남 보령시 대천임해교육원으로 단합대회를 떠났다. 이들은 강당에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이후 인근 횟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한 직원이 이 자리에서 쓰러져 턱에 금이 가는 사건도 일어났다.

    서울시내 학교 건물의 내진보강을 수행하고 내진설계 적용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하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일로 곤혹을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재민을 위한 대책마련 기자회견을 개최한 지 하루,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8일째 되는 날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ysoo****는 “포항시 공무원 노조가 지진나고 유럽여행을 갔고,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는 수능 연기하고 다음날 30명이 단합대회를 갔다”며 “대책회의도 아니고 교육청이 난리가 났는데 충남으로 체육대회를 갔다”고 지적했다.

    hgs****도 “좌파 교육감이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진으로 수능생들이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와중에 교육혁신과 직원들이 단합대회로 술타령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이들이야 말로 혁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교육계의 시선도 따갑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지역에 치러지는 수능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다”며 “비록 포항 지역에 지진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국가 전체적으로 수능이 연기된 비상 상황에서 예정된 일정이라도 취소하는 게 순리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보니까 담당 부서가 아니라고 해명했는데, 담당 부서 차원이 아니라 교육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그렇게 따진다면 교육부에서도 수능과 관련 없는 부서가 단합대회 등을 한다면 용인해 줄 것인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담당자들이 모두 의회에 가 있어서 오늘은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술자리에서 부상을 당한 직원에 대해서는 “지금 병가를 내고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시교육청 다른 관계자는 YTN과 인터뷰에서 “(교육혁신과는) 수능과 큰 관련이 없으며 일정을 오래 전에 잡아놨는데 예산 심의 때문에 날짜 변경이 힘들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회식자리에서 실려간 직원은 당시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았고 건강상 이유로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횟집 상인이 YTN과 인터뷰에서 “소주와 맥주, 양주 등을 마시고 쓰러졌다”고 전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