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TA 신청 때 주소·방문목적 허위기재…외교부 “85명 某단체 회원들”
  • 한국인 85명이 입국을 거부당한 美조지아州 애틀랜타市의 '하츠필드-잭슨' 공항에서 보안요원들이 검색시범을 보이고 있다. ⓒ美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 플리커 캡쳐
    ▲ 한국인 85명이 입국을 거부당한 美조지아州 애틀랜타市의 '하츠필드-잭슨' 공항에서 보안요원들이 검색시범을 보이고 있다. ⓒ美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공항 플리커 캡쳐


    지난 19일(현지시간) 美서부 조지아州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공항'으로 입국하려던 한국인 85명이 모두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내 언론들은 지난 21일 이 문제를 보도하며 “다수의 한국인 여행자가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며 흥분한 어조로 보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을 보면, 美정부가 입국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외교부의 지난 21일자 해명에 따르면, 美애틀랜타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한국인 85명은 ‘전자여행허가제(ECTA)’, 즉 ‘무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 신청을 했다고 한다.

    ‘무비자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에 입국할 경우에는 여행 목적과 함께 머무를 주소 등을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관광 및 사업 차 단기 방문이 아닐 경우에는 ‘무비자 프로그램’이 아니라 美대사관 또는 美영사관을 통해 정식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외교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 한국인 85명은 공항 입국 심사 때 방문 목적 진술에서 문제가 있어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지난 21일 “駐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사건을 접수한 직후 영사를 공항으로 급파해 美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관계자 및 우리 국민이 탑승했던 항공사 관계자와 면담해 관련 경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급파된 駐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美CBP 관계자와 만나 “입국을 거부당한 한국인들에 대해 영사 접견을 하겠다”고 요청했으며, 한국인들이 “귀국 항공편에 이미 탑승했거나 탑승 대기 중이라 시간 관계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美애틀랜타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우리 국민 85명은 모두 특정 단체 소속으로, 주로 60~70대 연령대였다”면서 “단체명과 개인 신상, 입국목적, 거부사유 등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사항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즉 美애틀랜타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한국인들은 “美정부의 입국 규정이 강화되어 ‘시범 케이스’로 걸린 것”이 아니라, 머물 곳의 주소와 입국 목적을 허위로 작성했다 적발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美애틀랜타 공항에서 입국 거절을 당한 한국인 85명은 ‘대한항공 KE305편’에 36명, ‘델타항공 DL26편’에 49명이 탑승하고 미국으로 향했으며, ‘단체 여행객’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美CBP가 이들 한국인들의 미국 내 체류 주소가 실제와 다르거나 가공의 주소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이들이 종교 행사와 관련이 있다거나 농업 관련 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美애틀랜타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한국인 85명은 20일 오전 11시 50분(현지시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여객기에 나눠 타고 귀국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