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사 내년 1월로 조정 가능성 제기경영복귀 이재현 회장, CJ 대규모 인사 예고
  • 연말 인사철에 접어들면서 재계가 재판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롯데, 효성 등 일부 기업은 그룹을 이끄는 실질적 수장이 비리 등 각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인사도 변수가 많아져 재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통상 12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지만, 신동빈 회장과 주요 임원진들이 재판에 집중하면서 인사폭은 물론 인사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인사를 내년 1월로 미룬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즉,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신동빈 회장의 선고공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현재 총수일가 급여 부당지급 및 롯데피에스넷 관련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구형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선고 결과를 지켜본 후 인사 폭과 시기가 결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내려지자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1심 결과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그룹 내에 감돌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12월 말을 인사 시기로 놓고 예정대로 준비는 하고 있다"면서 "인사 시기를 연기한다는 것은 추정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검찰수사 등으로 올해 2월에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2015년에는 '형제의 난' 사건으로 인사폭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최근 2년간 신 회장을 둘러싼 문제로 인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올해도 신 회장의 1심 선고가 인사에 최대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만약, 신 회장에게 실형이 내려진다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작업은 물론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일례로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2013년부터 인사를 최소화했다. 총수 공백으로 인해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던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CJ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다. 
    CJ는 오는 24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채욱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인적쇄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에 신현재 CJ㈜ 경영총괄 부사장이 내정된 것을 비롯해  CJ CGV, CJ E&M 대표도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년여간 끌어온 CJ의 상속 다툼 분쟁도 다음 달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민사합의 11부(신헌석 부장판사)는 지난 9일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자이자 이재현 CJ 회장 삼남매의 이복동생 A씨가 제기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최종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다음 달 21일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조석래 효성 老회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항소심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효성은 재판 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현재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재판 결과와 인사와의 관련성은 선을 그었다. 효성 관계자는 "인사 시기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보통 매년 1월에 실시한다"며 "재판은 2월 2일까지 공판기일이 잡혀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가 인사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지난해보다 2주일 가량 빠른 오는 12월 초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