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예루살렘 수도 인정’ 후폭풍 확산…서안 지구서 수십 명 부상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발표한 뒤 아랍인들의 분노는 이스라엘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발표한 뒤 아랍인들의 분노는 이스라엘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며, 美대사관을 이곳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뒤 이스라엘과 중동 정세가 험악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으며, 특히 정착촌이 있는 요르단 강 서안(West Bank) 지역과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 지구 등에서는 폭동이 발생, 이스라엘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대는 수십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 가자 지구, 서안 지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동으로 변질돼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섰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서안 지역과 가자 지구 곳곳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수백 명씩 무리를 지어 다니며 트럼프 美대통령의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인정’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트럼프 美대통령과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초상화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이스라엘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자, 이들은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 측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십여 명이 다쳤다고 한다.

    팔레스타인에 근거지를 둔 ‘하마스’는 이스라엘 경찰의 시위 진압에 반발하며 주민들에게 ‘봉기’할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지난 7일부터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고 한다. 휴교령이 학생들까지 '봉기'에 참여하라는 뜻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현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고 있는 가자 남부 지구에서는 타이어로 만든 장애물을 불태우고, 이스라엘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안전 장벽을 향해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고 한다.

  • 골목에 숨어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할 준비를 하는 이스라엘 방위군 병사.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 골목에 숨어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할 준비를 하는 이스라엘 방위군 병사.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은 시위대 가운데서도 심각한 위협을 가한 사람에게는 물대포와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의 대응조치를 취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언론들은 “시위대 중 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 속한 베들레헴에서도 수백여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국경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불을 붙인 타이어를 굴려 보내는 등 격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에 고무탄과 최루탄, 악취를 풍기는 물질을 섞은 물대포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서 활동하는 적신월 측은 1명이 고무탄에 부상을 입었고 5명이 최루탄 때문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밖에 서안 지역의 라말라에서도 대규모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로 4명의 시위대가 고무탄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3명이 최루탄 때문에 치료 중이며, 툴카렘 지역에서도 고무탄에 맞은 8명과 최루탄에 영향을 받은 11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은 “지난 6일 밤부터 7일 아침 사이에 몇몇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화염병을 도로에 던졌으며, 이스라엘 경찰은 10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고 한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첩보부대와 대테러 부대 수 개 대대를 서안 지역과 가자 지구 경계에 증강 배치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경찰 또한 예루살렘을 비롯한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주요 도시에 경비 인력을 증원했다고 한다.

  • 시위가 점차 확산되자 이스라엘 방위군 지휘관들은 첩보부대와 대테러부대로 주요 지역 경비를 강화했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위군 지휘관들의 회의 장면. 지휘관들이 모두 돌격소총을 메고 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이스라엘 방위군 공개사진.
    ▲ 시위가 점차 확산되자 이스라엘 방위군 지휘관들은 첩보부대와 대테러부대로 주요 지역 경비를 강화했다. 사진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위군 지휘관들의 회의 장면. 지휘관들이 모두 돌격소총을 메고 있다. ⓒ타임 오브 이스라엘 관련보도 화면캡쳐-이스라엘 방위군 공개사진.


    한국 외교부는 “트럼프 美대통령의 ‘예루살렘 발표’ 이후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공동 성명을 내고 12월 6일부터 8일까지를 ‘분노의 날’로 지정하고 무력시위를 촉구하는 등 이스라엘과 인근 중동 국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현지 교민과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안전 공지사항을 전파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駐이스라엘 대사관은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예방 조치로 지난 6일 홈페이지에 안전공지를 게재하고, 해당 내용을 한인 비상연락망을 활용해 안전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 발송했으며,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들에게도 지난 7일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안내를 7일 하는 등을 통해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외교부는 “특히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에 더욱 유의할 것을 당부했고, 중동 지역에 있는 공관에도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예방 조치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美국방부 매체 ‘성조지’는 “美정부가 이스라엘과 중동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날 경우 현지 공관을 지키고 미국인의 안전한 철수를 돕기 위해 美해병대 신속대응부대를 출동대기 시켜놓았다”고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