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저렴한 북한산 담배·수산물·의류 잘 팔려”
  •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한국 담배와 북한 담배. 최근 북한 담배가 중국 국경도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한국 담배와 북한 담배. 최근 북한 담배가 중국 국경도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정부도 대북제재에 동참한다고 밝힌 지 석 달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최근 북한과 국경을 접한 중국 마을에서는 북한 상품들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변경도시에서 북한 상품이 넘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북한 담배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지난 12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요녕성 소식통은 “압록강 철교(中-北우의교) 통행금지와 대북제재로 북한과의 교역이 중단됐지만 해상을 통한 밀수는 대폭 늘었다”며 “국경 인근 상점에 북한 상품들이 쌓여 있는 것만 봐도 밀수 실상을 알 수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담배는 중국산 고가 담배와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고 가격도 저렴해 중국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中단둥시에서 북한 담배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또한 “북한 수산물 수입금지가 시행되고 있지만 수산물은 물론 의류, 공예품, 담배 등 북한 상품의 중국 반입량은 전혀 줄지 않았다”면서 中해관(세관)은 공식적으로는 북한 상품의 반입을 막고 있지만 밀수까지 통제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제재를 시행한 뒤 북한과 거래하던 중국 기업이나 장사꾼들이 망한 것을 보았냐”며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공식적으로 한꺼번에 들어오던 물건을 지금은 소규모로 분산해 몰래 들여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연길의 북한 담배 취급 상인은 “요즘 북한 담배를 컨테이너 하나로 들여오면 사흘 안에 다 팔린다”면서 “대북제재 전에는 담배를 비롯해 북한 상품을 들여오기 어려워 장사가 안 됐는데 요새는 오히려 장사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밝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中지린성 소식통은 “중국과 북한 간 밀수는 예전부터 성행했지만 요즘처럼 北국가기관들까지 가담해 밤낮 가리지 않고 밀수에 힘을 쏟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도 중국에서 팔리는 북한 담배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그는 “대북제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는 북한 담배 수입을 제한하고 판매 장소도 세관과 가까운 일부 상점들에서만 허용했다”면서 “그런데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난 뒤부터는 북한 담배 판매 제한이 풀려, 이제는 국경도시 어디서나 북한 담배를 살 수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또한 “북한 담배도 그렇지만 요즘 시장에서는 북한 수산물, 식품, 공예품이 수북이 쌓여 있어 대북제재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는 대북제재를 시행한다는 명분만 내세우고 북한 외화벌이 사업소들의 각종 밀수는 좌시,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에 도움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일본, EU 등 대북제재를 시행 중인 국제기구나 각국 정부의 조사단이 이런 상황을 파악, 국제사회에 공개할 경우 중국 정부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의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하나인 담배 판매가 인기라는 점은 중국 정부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