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北선원 데리고 부산항 입항 요청하니 거절해 회항”
  • 러시아 냉동운반선 '표트르 일리셰프'호가 북한 목선에서 선원들을 구조하는 장면. ⓒ러 '프리마 미디어' 관련보도 영상캡쳐.
    ▲ 러시아 냉동운반선 '표트르 일리셰프'호가 북한 목선에서 선원들을 구조하는 장면. ⓒ러 '프리마 미디어' 관련보도 영상캡쳐.


    러시아 화물선이 동해상에서 조난당한 북한 선원들을 구조한 뒤 이들을 데리고 부산항에 입항하려 했으나 거절당해 결국 러시아로 데려갔다는 소식이 러시아 언론을 통해 나왔다. 러시아 화물선이 구조한 북한 선원들이 ‘조난’을 당한 것인지 ‘귀순’을 시도했던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극동 지역 언론 ‘프리마 미디어’는 “블라디보스토크 해상구조센터에 따르면, 러시아 선적 냉동선 ‘표트르 일리셰프’호가 지난 10일 오후 5시경 동해에서 국기가 안 달려 있는 목재 선박 한 척이 반쯤 잠긴 채 표류하는 것을 보고 구조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러 ‘프리마 미디어’에 따르면, ‘표트르 일리셰프’호가 동해에서 구조한 북한 목선은 어선으로 선원은 4명으로 이들 가운데 1명은 구조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표트르 일리셰프’호는 마침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부산항으로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이에 조난당한 사람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한국 부산항 측에 인도하려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산항 측이 입항을 거부했다고 한다.

    ‘표트르 일리셰프’호는 업무도 중요하나 조난당한 북한 선원들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회항, 지난 11일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병원에 이들을 입원시켰다고 한다.

    러 ‘프리마 미디어’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北총영사관은 자국 어선이 조업 중 엔진 고장이 일어난 상황에서 풍랑을 만나 조난당했다며, 러시아 선박이 구조한 자국 선원들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러 ‘프리마 미디어’가 보도한, 러시아 냉동선이 구조한 북한 선원들이 단순히 조난을 당한 것인지 아니면 ‘귀순’을 시도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부산항 측의 ‘입항 거부’다. 현행 해양경찰청 훈령 제3조 등에 따르면, 선박 내에 시급한 치료를 요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긴급 피난’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조난당한 북한 선원들을 실은 러시아 냉동선의 긴급 입항 요청을 거절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만약 이들 북한 선원이 ‘귀순’을 시도하다 조난당했다면, 부산항의 입항 거부는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언론의 해당 보도에 대한 정부 입장은 14일 현재 아직 나오지 않았다.